빅 픽처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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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인테넷 서점 장바구니에 넣어두었고 도서관 대출 리스트에도 올렸던 책인데 기회가 닿지않아 읽지 못했는데 이번에 드디어 산뜻한 새표지를 입고 나온 소설을 읽게 됐다.

월가 유명 로펌의 고액 연봉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벤은 아름다운 베스와 결혼 후 두 아들을 낳고 누구나 부러워하는 교외의 고급 주택가에 살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아내의 불만은 커져가고 부부 사이는 점점 금이 가기 시작한다.
어린 시절부터 꿈꾸어 오던 사진 작가의 꿈도 포기하고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하던 벤은 점점 현재의 삶이 답답하고 그리 행복하지 않다.

작가를 꿈꾸던 베스는 쓰는 소설마다 인정받지 못해 출판 기회를 잡지 못하고 지내다 계획에 없던 임신으로 결혼을 하게 되고 현재는 남편의 수입으로 고가구를 수집하며 공허한 마음을 달래고 있다.
거기다 엄청난 육아스트레스로 점점 부부 사이는 벌어지고 사소하게 시작한 부부 싸움 뒤 베스는 아이들과 처형 집으로 떠난 버린다.

그리고 우연히 알게 된 베스의 부정은 벤을 큰 충격에 빠뜨린다.
베스가 이웃의 허풍이 심한 무명 사진가인 게리와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무작정 게리의 집을 찾아간 벤은 게리의 저열한 도발에 우발적으로 게리를 살해하게 된다.
다른 가족이 없는 게리와 가족이 모두 처형 집으로 떠나 자신만 있는 벤의 집에서 무시무시한 일이 계획되고 실행된다.

믿고 있던 아내의 부정과 우발적 살인 후 벤은 지금까지의 나를 버리고 내가 가장 증오하고 혐오하는 아내의 애인이 되는 길을 택한다.
그리고 뜻하지 않은 장소에서 자신이 그토록 원하던 꿈을 이루게 되지만 누구 앞에도 떳떳하게 나서지 못한다.
소설을 읽는 내내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그리 선하지 않는 남자를 응원하게 된다.

소설은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일상의 행복을 잃었지만 오랫동안 꿈꾸던 성공을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얻게 된 남자의 불안을 중심에 두고 있다.
만약 벤이 일생을 살며 다른 선택을 했다면 그는 과연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며 행복해졌을까?
로스쿨이 아닌 사진가의 삶을 선택했다면 게리와 비슷한 모습으로 살아갔을 것이고 괴롭더라도 아내의 부정을 알았을때 진지한 대화를 했다면 전혀 다른 결과를 만났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한여름 밤에 꿈 같았던 남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수많은 선택지를 앞에 두고 매일매일을 살아가는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하는 지 작은 힌트를 얻은 것 같다.
가장 좋은 최선을 선택할 수 없을 때는 최악을 피하는 선택만이 살길이라는 교훈을 얻으며 부디 어떤 이름으로 살아가던 한 때는 벤이었고 게리였던 남자가 더 이상 불행해지지 않기 바라게 된다.

<도서는 밝은세상 출판사에서 받아 읽고 느낌을 자유롭게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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