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도 탐정도 아닌 물리학자가 경찰 친구인 구사나기를 도와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갈릴레오 시리즈는 1998년 발표된 <탐정 갈릴레오>로 시리즈를 시작했다.나는 이 시리즈에서 가장 많이 사랑받고 또 많이 알려진 <용의자 X의 헌신>을 시작으로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에 입문했고 여전히 작가의 신간이 나오면 읽고 있다.시리즈의 8번 째인 <금단의 마술>은 2022년 후지TV 드라마로 반영되기도 했다.데이토 대학의 천재 물리학자 유가와 교수의 연구실에 고등학교 후배인 고시바 신고가 찾아와 감사인사를 전하고 자신도 데이토 대학에 입학했음을 알린다.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날 시내 호텔 스위트룸에 혼자 투숙했던 신고의 유일한 가족인 누나 아키호가 사망했다는 연락이 온다.한편 슈퍼 테크노폴리스 프로젝트에 힘을 쏟고 있는 국회의원인 오가 진사쿠의 스캔들을 추적하던 르포라이터가 변사체로 발견되고 사건을 조사하던 중 고시바 신고와 연락했음이 밝혀지고 신고는 누나의 죽음 뒤 대학을 자퇴하고 다니던 공장에서 갑자기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그리고 경찰은 신고의 실종이 유가와의 도움으로 만든 어떤 장치와 관계있음이 밝혀지지만 유가와는 신고의 비밀을 감싸고 돈다.지금까지 읽어오던 갈릴레오 시리즈의 유가와는 언제나 냉철한 판단으로 진실에 다가가는 모습이었다.그러나 이번 시리즈에서는 누구보다 신고와 신고가 계획한 일에 관련돼 있으면서도 원칙보다는 정에 이끌리는 모습을 보인다.적극적이지는 않지만 적재적소에 나서서 사건을 해결했던 유가와는 한발짝 뒤로 물러나 고시바 신고를 믿기만 한다.읽었던 갈릴레오 시리즈 중 유가와의 활약이 가장 빈약했고 정에 이끌리는 모습이라 사건이 해결되고도 시원함이 없다.거기다 구사나기는 뒤로 물러나 있고 여형사인 우쓰미 가오루가 전면에 등장해 유가와를 돕다보니 두 친구의 티키타카를 보기 어렵다.시리즈의 다른 이야기보다 조금 싱거운 맛을 읽고 났더니 다음 시리즈는 좀더 센 맛의 기대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