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의 창자 명탐정 시리즈
시라이 도모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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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공조해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이 등장하는 소설은 ‘픽션이며 실재 인물 및 단체와는 일절 관계’가 없다는 안내를 내걸고 있지만 일본범죄총람에서 발췌했다는 7건의 극악무도한 사건을 읽고 난 후에 읽는 소설은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걷는 느낌이다.
일곱 건의 살인은 피해자 숫자도 많지만 범죄 자체도 잔혹하고 불특정다수를 노린 범죄들이 많아 더 공포스럽다.

우라노 탐정 사무소의 소장 우라노 큐와 하라와타(창자)라는 별명의 조수 하라다 와타루는 기지타니에 있는 절 간노지의 화재로 청년 여섯 명이 사망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현장으로 출발한다.
조사를 할 수록 사건은 이해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르고 화재 사건에서 유일하게 목숨을 건진 스즈무라가 사건과 관련있음이 밝혀진다.

78년 전 쓰케야마 사건으로 알려진 엽총과 일본도에 의한 주민 대학살 사건의 범인 도키오의 핏줄인 스즈무라가 소나 의식을 통해 지옥에 있던 악령들을 이 세상으로 불려 오면서 발생한 화재였다.
진실을 모두 밝힌 우라노 탐정은 악귀에 빙의된 중학생이 찌른 칼에 사망하게 되고 장례까지 치른다.
그러던 어느 날 우라노 탐정이 죽기 전 모습 그대로 나타나 자신이 “80년 전에 활약했던 명탐정, 고조 린도”라고 말한다.

“현세에서 악행을 저지른 자들이 사후 지옥에 떨어진다. 하지만 엄청난 악행을 저지른 자들은 염라대왕에게 뽑혀 귀신으로 일하도록 명령받기도 한다. 이것이 인귀다.” (p157)

지옥에서 일을 해야 하는 인귀들이 소나 의식으로 되살아나 현세로 도망치자 염라대왕은 고조에게 인귀들을 잡아 다시 지옥에 보낼 것을 명령하고 살아난 인귀들은 죽기 전에 벌인 악행을 반복한다.
80년 전 죽은 명탐정과 조수(종자)의 활약으로 인귀들이 현세에서 일으킨 사건들의 숨겨진 진실에 다가가게 된다.

소설은 우라노이지만 우라노가 아닌 고조가 등장하면서 전혀 다른 맛으로 변한다.
80년 동안 저승에 있다 현세에 내려온 고조의 추리는 녹슬지 않았지만 현세태에 익숙하지 않아 곤욕을 치르기도 하고 하라다를 조수가 아닌 ‘종자’라 부르며 오컬트 소설에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유머로 고약스럽고 잔인한 소설에 숨통을 트여준다.

어마어마하고 무시무시한 제목에 혹에 고른 책이다.
검증된 작가의 이야기도 좋지만 참신한 젊은 작가의 이야기는 모험이 필요하지만 잘 고르면 마음에 드는 새로운 작가를 알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처음 알게 된 작가이지만 오래전에 일어났던 사건과 현재 일어난 사건을 잘 연결해 특수 설정 미스터리의 제대로 된 맛을 느끼게 해 준 작가의 다른 이야기도 읽어보고 싶다.

<내친구의 서재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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