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급 한국어 오늘의 젊은 작가 30
문지혁 지음 / 민음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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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미국 대학에서 초급 한국어를 가르치는 청년 문지혁의 이야기다.
200페이지가 안되는 소설은 앉은 자리에서 뚝딱 읽을 수 있는 이야기지만 작가 본인의 이야기와 소설 속 등장인물의 이야기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아 더 재미있다.

작가의 이름도 문지혁이고 소설 속 주인공의 이름도 문지혁이다.
읽는 내내 백프로 허구인 소설인가 아니면 작가의 이야기인가 궁금했는 데 작가의 말을 읽으며 그 의문이 풀렸다.

나는 소설이 꾸며낸 이야기라는 말을 믿지 않는다. 소설은 삶을 반영한다는 말도 믿지 않는다. 소설은 삶보다 작지 않고, (글자 수도 두 배나 많다.) 소설이 삶에 속한 게 아니라 삶이야말로 우리가 부지불식 간에 “쓰고 있는“ 소설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가 우주와 영원히 써 내려가는 거대한 소설의 일부임을 망각하고 있을 뿐이라고 믿는다. 소설을 쓴다는 건 일종의 '다른 이름으로 저장하기' 버튼을 누르는 행위이며 그 순간부터 우리의 삶과 소설은 둘로 갈라지고 다른 이름으로 저장된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과 사건과 상황은 허구이지만, 동시에 이 평행 우주에 저장된 모든 것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진짜가 아닐 리 없다. ㅡ184p

우리가 아무 생각없이 뱉었던 인사말들의 의미와 나의 곁에 머물거나 스쳤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먼 나라에서 문지혁만 겪었던 일이 아니라 살면서 누구나 겪는 이야기라 더 사무쳤다.
각자의 사는 모습은 다른지만 우리는 살아가고 죽어가는 것, ”중급 한국어“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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