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과 표지만 보고 지나쳤으면 후회했을 책, 도서관에서 출판사만 보고 집어온 책인데 딱 취향저격이다.이야기는 고급 요양원에 있는 예순다섯 할머니의 회고로 시작한다.3부로 나눈 소설은 1965년 부터 현재인 2015년 동안 살아온 세월을 담담한 어조로 이야기하지만 이야기 속 복선과 반전은 책을 덮고도 긴 여운을 남긴다.이야기는 생년월일이 같은 두 여자 기미와 요코의 우연한 만남으로부터 시작된다.동생 부부의 죽음으로 빚쟁이에게 쫓기며 장애가 있는 조카 다쓰야를 키워야 하는 요코는 기미의 소개로 어릴 적 친구 유키오네 입주 가정부로 일하게 된다.어린 시절 엄마와 헤어져 어렵게 살아오던 유키오는 건실한 사업체를 가진 친모를 만나지만 엄마는 병으로 사망하고 계부인 난바 선생과 살고 있다.난바 선생은 사업체를 모두 유키오에게 맡기고 유유자적 살아가면서 말을 못하는 다쓰야를 진심으로 사랑하며 많은 것을 알려준다.유키오 역시 다쓰야를 아끼고 그런 유키오를 요코는 점점 마음 속에 품게 된다.그러던 어느 날 난바 선생이 갑자스럽게 사망하고 집안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온다.50년이라는 긴 시간의 이야기는 가난했던 시절 출구가 없던 어린 남녀와 남보기에는 평안하고 안정적인 삶을 사는 노령의 남녀의 비밀이 드러나는 이야기다.2부 지쿠호에서 일어나는 참혹한 일상은 눈물이 나올만큼 가슴 아프다.한 번 잘못 채운 단추같은 인생은 한 없이 어긋나고 평생 가슴에 큰 돌덩이를 안고 살아가는 그들이 가엾다.그들의 범죄가 그들만의 것이었나 생각해 보게 한다.누가 진짜 죄인일까, 만약 그들의 선택이 달랐다면 그들은 어떤 인생을 살게 됐을까 생각하게 된다.별 의미없었던 이야기의 떡밥이 회수되는 3부의 이야기를 읽고 나면 감탄하게 된다.치과 치료, 까마귀, 망원경, 누에, 달마 모양 방울 등등 허투루 진행된 이야기가 하나도 없다.미스터리 소설을 읽고 주인공들의 사연에 가슴 아파본 적은 오랜만 인 것 같다.작가의 작품을 더 찾아 읽어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