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4학년을 지나온 지 오래 전이지만 소설 속 “나”의 기분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나의 초등학교 시절은 내가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모르고 지났던 듯하다.소설은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아이도 그렇다고 모든 것을 아는 어른도 아닌 그 옛날 어느 날을 떠오르게 한다.<나>의 초등학교 4, 5, 6학년 시절은 파벌이 존재했고 귀엣말을 하지만 진짜 친구인가 싶은 아이들과 함께 한다.비밀을 이야기하고 “너 같은 남자친구 있으면 좋겠다.”(p12)고 말하지만 집으로 돌아오면 <나>는 나만의 여자애가 된다.사춘기를 겪는 남녀 학생이 한 교실에서 벌이는 눈치 게임과 어느 때는 한없이 유치한 놀이를 하다 가도 어느 순간 어른을 흉내 내는 이야기들이 빛바랜 사진 속 추억을 꺼내는 기분이다.소설임에도 아무 대목이나 펼쳐 읽어도 이야기가 된다.아주 오래 전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집으로 돌아오던 쓸쓸한 날과 검게 그을린 얼굴의 아버지가 부끄러워 고개를 돌렸던 나를 떠올리게 한다.누구나 지나왔을 그 시절이 부끄럽기도 그립기도 하다.<위즈덤하우스의 위피커2기 활동 중 제공 받은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