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어린이의 인생 그림책 시리즈 29권째 그림책입니다.책을 읽고 나면 음각돼있는 표지의 제목을 여러 번 쓸어보게 됩니다.160페이지라는 그림책으로는 다소 긴 이야기는 누군가의 수많은 추억과 천진한 아이들의 모습과 어른들이 살아온 인생이야기를 함께 할 수 있습니다.“그네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습니다.”바다 바로 앞 언덕 위에 빨간 그네가 있습니다.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그네에는 많은 사람이 찾아옵니다.그네는 사람들이 어울리는 자리였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자리였고 온전히 행복한 자리였고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장소였습니다.그리고 모든 것이 시작되고 끝나는 자리였습니다.그네에는 혼자 와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아이도 있고 손녀를 유치원에 데려다주는 길에 그네를 태워주는 할머니도 있고 그 손녀가 자라 딸과 함께 그네를 타며 할머니를 기억하기도 합니다.그네를 타며 전에 살던 고향을 그리워하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자신의 꿈을 다짐하기도 합니다.바닷가 빨간 그네를 스치고 지나간 사람들의 이야기가 한 편의 영화처럼 펼쳐집니다.작가의 멋진 그림은 글과 어울려 마음을 편안하게 해줍니다.어떤 그림은 바닷바람을 맞으며 실제로 발을 굴려 그네를 타는 느낌이 나기도 합니다.콜라주와 판화 기법을 사용한 그림은 한 장 한 장 개별적인 작품이 되어 아름다운 장소로 데려다주기도 합니다.삶과 그네라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단어는 작가를 통해 누구나 꿈꾸는 나만의 비밀 장소와 추억의 장소를 떠오르게 합니다.글만큼 그림도 좋은 그림책은 글과 함께 볼 때도 행복하지만 화집을 보듯 무심히 넘기며 봐도 좋습니다.멋진 그림책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 미천한 글이 부끄러워집니다.마음의 여유를 찾고 싶은 이에게 강추 또 강추합니다.<도서는 길벗어린이 서평단 이벤트 당첨으로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