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나래 반려동물 납골당 위픽
송경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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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9년 4월 동갑인 내 어머니들은 동성 결혼이 제도화된 지 4년째 되던 해에 결혼했고 나는 입양되었다.
어느 날 갑자기 차원에 문이 열리면서 “차원 난민”이라는 환상 동물들이 지구를 찾게 된다.
“그나마 북미와 유럽 정부들은 얼마간 차원 난민을 받아들였으나, 기타 대륙에서는 차원 난민을 받아들이는 정부가 거의 없었다.”(p10)

한국의 난민 수용소는 악명이 높았고 내 어머니 박세희 씨는 차원 난민 운동을 하다 경찰 진압봉에 맞아 죽음을 맞는다.
남은 김연우 어머니는 반려동물 납골당을 하며 사회운동을 이어가고 어느 날 나는 연우 엄마의 장롱에서 빛덩이들을 발견하고 “우리 집이야! 우리 집이라고!”(p23)라고 외치며 그것들을 쫓아버린다.
나중에 나는 그 빛들이 갈 곳 없는 차원 난민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오랜 시간 생명을 살해했다는 죄책감과 공포 속에 살아간다.

소설을 읽는 내내 지금 우리 지구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시대만 바꿔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하다.
엄마가 납골당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학교 폭력에 노출되고 아무 짓도 하지 않고 살기 위해 난민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이들을 배척하는 현실과 무자비한 공권력에 의한 시민의 죽음까지 뉴스를 보고 있는 것 같다.
먼 훗날의 지구의 모습이 지금과 별반 다를 것 같지 않아 입맛이 쓰다.


<본 도서는 위즈덤하우스의 위픽 시리즈 서포터즈로 활동 중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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