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의 도시 - 지금 여기의 두려움이
김동식 외 지음 / 현대문학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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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현대문학 2023년 여름 특집호(7월호,8월호)에 실렸던 소설들을 모은 소설집 #망각의도시 에는 15명의 작가가 쓴 현실 공포를 담은 작품들이 실려있다.
수록된 작품들은 대부분 현실에서 마추칠 수 있는 공포들을 담고 있는 데 개인이 겪는 공포는 물론 사회 전반에서 느끼는 공포와 근미래의 무방비 상태의 인간을 속이는 AI와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져버린 역사 속 공포를 다룬 이야기도 있다.

가장 안전하고 편안해야 할 집이 한순간 전혀 다른 의미가 되어 인간들을 불행의 늪으로 몰아넣는 이야기들은 뉴스에 나옴직한 이야기들이다.
#김동식작가 의 <집값 하락장>은 영끌로 산 집의 가격이 떨어질 때 느끼는 감정은 당사자만이 제대로 알겠지만 소설을 읽는 것만으로 그 공포를 느낄 수 있었다.
#박연준작가 의 <그들은 내게 속하고 나는 그들에게 속하고>에 등장하는 층간 소음 문제와 이웃간의 갈등이 남 이야기가 아니라 더 무섭다.

나 역시 그녀들이 느끼는 신체 변화와 모성을 강요받으면서 나 자신을 잃어버리는 순간을 경험했던 터라 #위수정작가 의 <멜론>이나 #황현진작가 의 <소문이 전설이 될 때까지>의 산모들의 심정을 십분 이해할 수 있어 현실감있었다.
#편혜영작가 의 <금의 기분>은 ’운수좋은 날’의 김첨지를 떠오르게 하는 구둣방 남자의 이야기에서 도시괴담은 왜 가난한 사람들을 타켓으로 하는 지 마음이 아려왔다.
살인을 즐기는 듯한 이의 이야기는 달큰함을 느끼게 하는 제목(#김희선작가 의 흑설탕의 마지막 용도에 관하여)을 달고 있기도 하고 평화롭고 한적함을 꿈꾸고 떠났던 할머니집(#김혜진작가 의 율곡)은 텅비어버린 시골에서 느끼는 공포를 마주하게 한다.

소설에서 느끼는 공포는 실제로 우리가 언제든지 맞닥뜨릴 수 있는 일상에서 오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달콤한 흑당시럽을 건네는 이의 친절을 믿어서도 안 되고 가격이 떨어져도 불안하고 올라도 불안한 집을 떠안고 살아야 하는 우리들이 가엽기만 하다.
15편 소설은 피가 낭자하고 눈을 치뜬 귀신이 등장하지 않아도 괜히 옆사람을 다시 보게 되고 걷던 길을 돌아보게 한다.
슬프게도 소설 속 공포는 우리가 사는 동안 내내 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괜히 슬퍼진다.

<현대문학 댓글 이벤트에 당첨되어 제공받은 도서로 서늘한 날씨에 공포를 즐기고 싶다면 강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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