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소설은 상상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다.그렇다고 해서 말도 안 되는 상상에 의한 이야기는 깊이도 없을 뿐 아니라 비현실적이고 재미도 없다.탄탄한 이론을 기초로 한 ‘만약에’ 를 가정한 이야기는 정말 그럴 수도 있겠다는 수긍을 하며 읽기에 공포스럽고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슈뢰딩거의소녀 는 모두 6편의 단편이 들어있는 소설집은 핑크빛을 많이 사용해 달콤한 디저트를 떠오르게 하는 표지이지만 예상과 전혀 다른 세상을 경험하게 한다.인구가 포화 상태인 지구의 인간들은 태어나는 인간의 수를 줄이거나 죽는 인간의 수를 늘려 인구를 줄여야만 한다.과학자들은 살만큼 산 노인들의 수를 줄이는 계획을 수립하고 65세가 되면 모든 인류가 감염되는 치사율 100%의 병원체를 뿌린다.부자거나 가난하거나 건강하거나 병에 걸렸거나 65세가 되면 누구나 죽는 세상은 #예순다섯데스 에서 만날 수 있다.일반 시민은 수학을 사용할 수 없는 나라가 존재한다.왕을 비롯한 특권층만이 수학을 사용하고 만약 허락되지 않은 사람이 수학을 이용하다 발각될 경우 사형에 처해지는 왕국에서의 모험 이야기는 #이세계수학 이다.바다에서 더 이상 꽁치를 볼 수 없는 시대의 잃어버린 꽁치에 맛을 구현해 내는 #꽁치는쓴가짠가 도 재미있다. #살좀찌면안되나요 속 세상에서는 비만인들을 모아 생중계로 데스게임이 진행된다.표제작 #슈뢰딩거의소녀 는 치명률 100%인 Z바이러스의 출몰로 팬더믹 시대가 계속되는 가운데 인간의 자살을 도울 수 없는 AI는 양자역학을 이용해 돌파구를 찾는다.기꺼이 자신을 희생해서 세상의 종말을 막을 수 있다는 믿음으로 죽음을 받아들이는 외땀섬의 #펜로즈의처녀 도 인상깊다.소설의 배경은 머지않은 미래의 일본 도쿄(니폰 도키요)다.대부분 소설은 젊은 여성이 주인공이고 세상은 그리 유쾌하지 않은 디스토피아다.국가는 인구 조절이라는 명목으로 인간의 수명을 결정하고 건강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개개인의 목숨은 위협한다.소설 속 위정자들은 시민들을 이롭게 한다는 이유를 대고 있지만 개개인의 자유나 인권은 무시한다.또 간단한 계산도 허락되지 않는 세상에서 수학은 일부 사람들이 독점하고 그 것이 또 하나의 권력으로 작용한다.부족을 살리고 인류를 구원한다는 이유로 젊은 여성을 재물로 삼는 세상이다.꽁치가 살지않는 바다에는 다른 생물 역시 멸종해 갈 것이고 개인을 무시한 사회는 그리 희망적이지않다.가장 쉬운 문제 해결 방법을 문제가 되는 현상이나 사물을 제거하는 것이지만 그 문제의 근원이 인간이라면 절대로 그 쉬운 방법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말랑말랑한 SF가 아닌 오래오래 생각해야 할 인류의 문제를 제시한 소설을 특히 청소년에게 권하고 싶다.그렇다고 이야기가 유치하거나 재미만 주는 소설이 아님을 읽어본다면 분명 알게 될 것이다.이벤트로 제공받은 도서라서가 아니라 진짜 강력추천이다.<도서는 빈페이지 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