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황새가 당신을 찾아갑니다
이경 지음 / 래빗홀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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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Al가 소재인 6편의 단편이 실린 단편집이다.
소설은 AI가 실용화 되고도 여전히 사람의 손이 필요한 시대를 그리고 있거나 과거에 존재했던 인공지능 로봇이 등장한다.

한국전쟁 휴전 후 고전적인 방법으로 스테인드글라스를 제작하는 로봇과 그 기술을 계량화하려는 로봇이 등장하는 #보편적인내엉덩이 속 AI는 인간과 공존하는 삶을 산다.
살아 생전 채팅 GPT의 프롬프트 엔지니어로 일하다 49일 연속 야근 중, 서른여덟 시간 무수면 갱신 중 사망한 ‘아샤누’는 채팅GPT 속으로 가게 되고 서버 안에서 인간의 질문에 답을 하는 존재가 신들이라는 설정의 이야기 #채팅GPT의신들 에 등장하는 신들이 펼치는 티키타카가 흥미롭다.

존엄사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룬 이야기는 환자가 의식이 없자 존엄사가 시행되어야 할 순간에 입회 확인란에 AI 간병 로봇 구공일이 사인을 할 수 있는 지와 그 사인이 유효한 지의 논쟁으로 시작된다.
단순한 인공지능의 한계뿐 아니라 보호자 없이 죽음을 맞이하는 고령층의 어려움을 생각하게 하는#비트겐슈타인의이름으로 는 여러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간병 로봇 구공일이 카페 바리스타로 전직하여 30년을 일한 카페에 매화만신을 대신해 굿을 하러 온 로봇 구금산이 등장하는 #만물에앎에는참으로끝이없다 는 여전히 따듯한 마음을 갖고 있는 구공일이 반갑다.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는 표제작과 문윤성SF문학상을 수상한 작품들이다.
아이를 키운 엄마나 지금 키우고 있는 엄마라면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두 이야기는 누군가의 도움이 없이는 살 수 없는 존재를 혼자 살아갈 수 있는 경지에 이르게 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새삼 느끼게 한다.
#한밤중거실한복판에알렉산더스카스가드가나타난건에대하여 라는 긴 제목의 소설은 육아 중 엄마가 겪는 고립과 말이 통하는 누군가와의 대화가 얼마나 크기 숨통을 트이게 하는지 증명해 준다.
표제작인 #오늘밤황새가당신을찾아갑니다 는 남편의 부재와 전담 육아를 해야하는 주인공의 고담함이 고스란히 느껴져 마음이 아팠다.

엄마 작가의 이야기는 아이에 양육에 특화된 이야기를 재미나게 썼다.
나는 이미 지나온 길이지만 육아의 길이 얼마나 힘들고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 지 알기에 한밤중에 알렉산더 스카스가드가 나타나는 걸 반기고 황생영아송영 서비스는 물론 펭귄 서비스를 기대하는엄마의 마음이 이해된다.
한편으로 아무리 AI가 발달해 아이를 돌 볼 수 있어도 엄마라는 존재를 대신할 수 없다는 결론에 그냥 마음이 따듯해져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덮는다.

<도서는 래빗홀 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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