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선정된 제28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이다.오랜 기간 영화 등의 음향 기술자로 일해 오던 작가의 첫장편이라고 한다.제목의 “탱크”는 살상 무기인 탱크가 아닌 무언가 저장할 수 있는 구조물로 소설 속에서는 기도를 할 수 있는 공간의 의미로 쓰인다.한적한 시골 마을의 산 속에 자리한 5평 남짓의 탱크는 예약제로 운영되며 ”믿고 기도하여 결국 가장 좋는 것이 내게 온다“는 믿음으로 소수의 사람들이 찾는 기도처다.이복자매인 황영경과 손부경은 탱크를 설치하고 사람들을 그 곳으로 부른다.탱크를 찾는 사람 중 도선은 젊은 시절 시나리오 작가로 성공할 듯하지만 결혼에 실패하고 성공 후 미국에 두고 온 딸과 함께 하기를 소원하며 기도한다.커밍아웃 후 집을 나온 둡둡도 탱크를 찾고 둡둡과 함께 살지만 탱크를 믿지 않는 친구 양우는 어느 날 그 사건에 한 가운데 서게 된다.탱크 속 인물들은 탱크를 찾아 기도하는 사람들과 탱크에 관련이 있으면서도 탱크에서 하는 기도를 믿지 않는 사람들이다.어떤 이들은 “자율적 기도 시스템”인 탱크를 사이비 종교의 시작으로 보고 걱정하는 가하면 어떤 이들은 자신을 진짜 들여다볼 수 있게 도와주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내가 읽은 ‘탱크’는 공간이 주는 의미의 탱크가 아닌 그 곳으로 향하는 이들의 마음을 이해해야 하는 사회적 책무에 관한 이야기였다.둡둡에게 던진 시선이 조금만 부드러웠다면 부모는 자신을 집이라는 공간에 가두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겨울엔 춥고 여름엔 뜨거운 탱크가 아닌 손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곳에 체온이 있고 그들을 이해해 주는 존재가 있었다면 그들은 탱크로 향하지 않았을 것이다.먼 길을 걸야가야 만날 수 있는 탱크는 아니지만 누군가의 탱크가 되고 싶다는 거대한 꿈을 꾸며 책을 덮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