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집이 점잖게 피를 마실 때 네오픽션 ON시리즈 11
박해수 지음 / 네오픽션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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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제목과 “기이하고 기괴하며 기발하다.무엇보다 재미있다”는 남유하 작가의 말을 믿고 고른 책이다.
재미있다.
더군다나 작가의 데뷔작이자 첫 소설집이라니 놀랍다.

낡은 오피스텔의 초인종을 누르는 순간 그 집의 어둠속으로 빨려 들어가버리는 #블랙홀오피스텔601호

지하 세상의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지만 그 허상을 알아채고도 그 곳을 떠나지 못하는 #세컨드헤븐첨삼백하우스

다른 평행 공간에서 온 나의 도플갱어는 그 곳에서도 영끌로 집을 샀구나. #나의집이점잖게피를마실때

제대로 학습되지 않은 로봇과 자신의 신념만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들이 오버랩되는 건 나의 오버일까? #범인은로봇이분명하다

사람의 몸에 뼈가 자라면서 정상과 비정상이 뒤바뀌는 세상을 그린 #몰락한나무들의거리

죽음이 사라지고 사람의 생명이 무한한 세상은 과연 행복할까? #신의사자와사냥꾼

바이러스가가 온 세상을 뒤덮은 날 누군가 나에게 도움을 청한다면 나는 그를 도울 것인가? 단, 그가 감염되었을 수도 있다.
#한때홍대라고불리던곳

표제작을 포함해 모두 일곱 편의 단편이 실린 소설집은 현재의 어느 날이 배경이 된 이야기도 있고 로봇이 상용한 된 세상이나 인간의 생명이 무한한 시대를 알 수 없는 이야기도 있다.
작가가 그린 세상은 그리 행복하거나 미래라고 해서 특별히 좋아지거나 달라지지않는 디스토피아적 세상이다.

기이하고 기괴하지만 현실에서 아주 없는 이야기는 아니라 더 공포스럽다.
다른 세상에서 온 ‘나’는 다른 누구도 아닌 나를 헤치려하고 다른 세상의 ‘나’는 끊없이 피를 원하는 집을 지키려 다른 사람은 물론 자신까지 희생한다.
현실에 우리 역시 집을 위해 영혼까지 갈아 넣고 있으니 소설로만 읽기에는 너무 슬프다.

호러나 공포 소설로 읽고 덮기에는 너무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소설집 덕분에 오싹했지만 즐거웠다.
끝모를 모래사장을 걷다 보물을 찾은 느낌이다.
작가의 이름을 기억했다 다음 작품도 꼭 읽어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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