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순한 제목의 책은 앞면지의 글을 읽는 순간 책에 대해 잘못알았음을 직감하게 한다.쇠똥구리 출판사에서 처음으로 내놓은 5세 미만용 배움책은 “점차 쇠약해지는 중산층의 온갖 자기 혐오를 매끄럽게 내면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모든 장에 실린 새로운 낱말들은 아이들이 만찬 자리에서 그런 개념들을 줄줄 읊으면 교양있는 손님들이 감동”할 수 있고 “ 선명한 색채와 명료한 표현으로 구성된 이 책은 가족을 집단 무의식의 가장 어두운 구석으로 이끌어 보다 큰 틀에서 문화적 이익을 도모”할 수 있다.엄마와 수전과 존은 “의미의 죽음(The Death of Meaning,저자가 가상으로 만든 전시)에 간다.그런데 그들의 대화가 이상하다.누구든 A4용지 한 장이면 수 억원대 작품을 만들 수도 있을 것 같은 마틴 크리드의 ‘작품 88:A4 용지를 구겨서 만든 공“을 보며 엄마는 이해를 강요하지 않는다.실제로 있는 작품과 기존의 작품을 참고한 가상의 작품과 작가의 순수한 가상 작품들이 전시된 전시실을 걷다보면 난해한 현대미술을 이해하기를 강요하지 않는 엄마의 모습을 볼 수 있다.단순히 어린이용 현대 미술 서적인 줄 알았다 실물을 보고 식겁했다.기대했던 책이 아니라 놀랐지만 실망하지는 않았다.딱 잘라말할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는 현대미술의 실체를 보는 기분이다.보통 사람에 눈에는 별 의미없이 보이는 현대 미술품들을 비꼬는 듯도 하고 난해한 작품들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거금을 들여 구입하는 이들을 비웃는 듯도 하다.마지막으로 알라딘에 소개된 편집자의 추기를 읽어보면 이 책이 어떤 의도로 제작되었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어 여기에 옮겨본다.🪔편집자 추기: 이 책은 영국 클래식 아동 도서의 형식을 패러디해 현대미술을 풍자하는 책으로, 책에 적힌 소개글처럼 실제 5세 이하 어린이용 책은 아닙니다. 도서 구매시 유의 부탁드립니다.🎁여러 번 볼 때마다 더 즐거운 도서는 채성모의 손의 잡히는 독서에서 진행한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열화당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