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바닷가의 ‘고양이 식당‘은 세상을 떠난 이를 만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자리가 여덟 개 밖에 없는 작은 식당은 세상을 떠난 이와의 추억이 깃든 <추억 밥상>을 주문하면 음식이 식기 전까지 그리운 이를 재회할 수 있습니다.
’고양이 식당 추억/행복‘에는 모두 8편의 연작단편이 실려있습니다.
각자의 사연과 각자의 추억 음식을 주문하는 이들의 간절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부모님의 자랑이었던 오빠가 자신을 대신해서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생각하는 고토코는 오빠와의 추억이 가득한 쥐노래미 조림을 예약합니다.
그리고 오빠를 만나 오빠가 전하는 말을 듣고 새로운 결심을 하게 됩니다.
첫사랑 소녀에게 모진 말로 성처를 줬던 소년은 달걀말이 샌드위치와 호박 수프를 먹으며 소녀에게 전하지 못한 말을 전합니다.
병이 깊은 할아버지는 할머니와 추억이 있는 땅콩밥을 주문합니다.
오랜 시간 남편을 기다린 고양이 식당의 여주인과 아버지를 그리워한 아들의 음식 ’스키야키 덮밥‘은 음식에 얽힌 사연과 남편을 그리워하는 염원이 사무쳐 고양이 식당의 기적을 만든게 아닌가 싶습니다.
’행복‘편에서는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영업을 재개한 식당에 불치병으로 5년의 시한부 선고를 받은 나기의 추억의 음식인 ’두부 된장 절임‘이 소개됩니다.
나기의 이야기는 진정한 사랑에 대해 꼽씹어보게 합니다.
가장 마음이 아팠던 건 교통 사고로 아들을 잃고 이혼한 부부가 주문한 ‘어제 먹은 카레’의 사연입니다.
자식을 앞세운 부모의 마음을 다 안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부모라면 짐작할 수 있는 감정이라 마음이 아파옵니다.
지바현에 위치한 고양이 식당이라 이야기 시작 전에는 식재료로 사용된 지바현의 특산물이 소개되고 뒷편에는 주문한 음식의 레서피가 실려있습니다.
표지에서 느낄 수 있듯 마음이 따듯해지는 이야기들입니다.
일본 요리는 잘 모르지만 소개된 음식이 어렵지 않아 한 번 시도해 봐도 될 듯합니다
뭔가 다 알고 있는 듯한 귀여운 고양이 ‘꼬마’와 꽃미남 요리사 ‘가이’씨, 친절한 아르바이트생 ‘고토고’가 있는 고양이 식당에 간다면 저는 할머니가 해 주신 고구마줄기를 듬뿍 넣은 짭쪼롬한 붕어찜을 주문하고 싶네요.
아무말도 할 필요없이 할머니를 한 번만 만날 수 있다면 저는 그것으로 족합니다.
저는 주부가 된 지 꽤 오래되었지만 칭찬에 인색한 남편과 식욕이 별로 없는 아들들 덕분에 별로 요리에 신경쓰지 않고 살았습니다.
문득 내가 이 세상을 떠난 후 아들들이 엄마를 그리워할 음식이 없다는 생각에 듭니다.
지금이라도 엄마만의 레서피로 만든 요리를 만들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고양이 식당 시리즈는 일본에서는 이미 6권까지 출판됐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도 나머지 이야기도 얼른 번역되길 바라봅니다.
가이와 고토고의 사이는 어떤 변화를 맞게 될 지 그리고 ‘꼬마’는 어떤 이유로 손님이 세상을 떠난 이와 재회할때 함께 할 수 있는 지 궁금증이 풀리길 기대합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특별한 사연이 있는 요리를 보면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에서 진행한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빈페이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마음이 따듯해지는 책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