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드와 포피
로리 프랭클 지음, 김희정 옮김 / 알마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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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단 모집 공고를 보고 620페이지라는 두께는 물론 과연 내가 내 입에서 나오는 말처럼 누구의 다름도 편견없이 인정하고 있나하는 생각에 신청이 망설여졌다.
만약 소설처럼 내 아이가 성정체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도 그의 취향을 존중하고 응원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는 솔직히 자신있게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래도 그들 가족의 이야기를 꼭 읽고 싶었다.

의사인 엄마 로지와 작가인 아빠 펜은 아들 다섯을 갖게 되지만 막내 클로드는 형들과 다르게 치마를 입고 싶어하고 여자가 되고 싶어한다.
하지만 클로드가 성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친구의 아빠는 폭력을 휘두르려하고 엄마는 근무하는 병원에 폭행으로 실려온 여장남자의 죽음을 목격하게 되자 살고 있던 메디슨을 떠나 3천 킬로미터 떨어진 시애틀로 이사한다.

죽음 이모의 이름 포피로 살게 된 클로드는 자신의 성정체성을 숨기고 여자아이인 포피가 되어 친구를 사귀고 이웃들과 교류하며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아간다.
하지만 로지와 펜은 포피에 미래에 대해 걱정하며 함께 고민하게되고 우연한 계기로 포피의 비밀이 학교에 알려지고 다시 클로드가 될 결심으로 치마를 벗고 머리를 짧게 자르고 방안에 스스로를 고립시킨다.

작가는 현실에서 아들이었다가 딸이 된 자식을 키우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소설 속 문장들은 꼭 성정체성을 겪고 있는 아이뿐 아니라 부모라면 아이를 키우면서 종종 겪게 되는 시행착오들을 떠오르게 한다.
모든 부모는 아이가 스스로 원하는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그러나 만약 그 선택이 사람들에게 인정받기 어려운 선택이라면 부모는 먼저 어디서 부터 잘못되었는지 그 원인을 찾으려 들 것이다.
그 것이 꼭 성정체성 문제가 아니라도 말이다.

나는 아이를 양육할 때 엄마들이 한 가지만 염두해 둔다면 큰 고민을 덜고 아이들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해도 되는 것과 하면 안 되는 것을 구분만 짓는다면 아이는 바른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다.
그렇다면 남자의 몸으로 태어난 아이가 자신은 여자로 살 때 행복하다고 말한다면 부모는 어떤 말을 해 줄 수 있을까?
여자가 남자로 살고 싶다고 해서 남자가 여자로 살고 싶다고 해서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고 하면 안 되는 일도 아니다.

아이는 아이가 원하는 삶을 살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그런 아이의 선택을 적극 지지하고 응원할 부모가 과연 몇이나 될까.
부모는 아이가 행복하길 바라지만 아이의 선택이 지금의 사회를 살아가기에 얼마나 힘든 선택인지 불을 보듯 뻔하기에 그 선택을 무작정 지지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만약 성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는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사회라면 부모는 아이의 정체를 숨길 필요도 없을 것이고 아이 또한 자신이 이상한 것이 아니라 다르다고 생각하며 자신이 행복을 우선해 선택할 것이다.
그러나 사회는 그들을 혐오하고 차별하고 틀렸다고 낙인찍고 있다.
소설은 언듯 해피앤드처럼 끝나지만 실제로 세상을 살아갈 포피는 결코 평안하고 안온한 인생을 살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을 것이다.
사회가 변하지 않고 우리가 그 변화를 이끌지않는다면 누군가는 다르다는 이유로 고통 받을 것이다.
누구도 다른 이의 행복을 침해할 권리도 선택을 손가락질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다른 소설처럼 재미있다고 단순하게 말하기 어려운 소설은 많은 이들이 함께 읽고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알마출판사의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소설이지만 가장 많은 표시를 한 도서였습니다. 좋은 책 읽을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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