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독 꼬마 독 사세요! 사계절 그림책
김정희 지음, 밤코 그림 / 사계절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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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렸을 적 십리가 넘는 길을 걸어서 학교에 다녀야했던 깡촌에 살았어요.
포장되지 않은 신작로를 걸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엔 온갖 해찰을 해서 학교에 갈때보다 시간이 배는 더 걸리곤 했습니다.
이맘때면 찔레나무 새순을 꺽어 먹고 아카시아 줄기로 파마를 하고 동네가 멀리 보이는 커다란 소나무 아래 공터에서 동글동글한 돌로 공기놀이도 했습니다.
그러고도 부족해 마루에 가방을 던져두고 고무줄 놀이,숨바꼭질에 핀 따먹기, 땅 따먹기를 하다 어둑어둑해져 엄마가 밥 먹으라고 부르면 그때야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아버지가 술이 거나하게 취해서 들어오시면 엄마는 눈을 흘기고 잔소리를 했지만 저는 아버지가 주머니에 넣어온 아카시아껌, 이브껌에 온통 정신이 팔렸었죠.
껌을 소리내서 “딱딱” 씹으면 그것도 기특해하시며 “두부장수” “떡장수”놀이를 해주셨어요.
아버지 허리 쯤에 저를 가로로 짊어지시고는 “두부 사세요,두부, 따끈따끈한 두부사세요.”하면 엄마는 시끄럽다고 잔소리를 하시고 할머니는 비틀비틀 불안한 아버지가 저를 놓칠세라 얼른 사가셨지요.
밤코 작가님이 그림을 그린 “독 독 꼬마 독 사세요!” 속의 독장수 놀이는 제가 기억하는 두부 장수 놀이인 것 같습니다.

표지의 그림만으로도 등장인물들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독 독 고추장 독 간장 독
독 독 장난 가득 꼬마 독
놀자,놀자!
내가 독장수 할게!
신나! 신나!
그럼 난 꼬마 독”
독장수가 오십 원에 꼬마 독을 팔러갑니다.
할아버지는 독이 설 익어 안 사갑니다.
누나도 형아도…….
요 귀여운 꼬마 독을 누가 사갈까요?

요리보고 조리봐도 밤코님 그림임을 단번에 알아보게 되는 그림과 어울려 읽을 수록 재미난 김정희 작가님의 글이 자꾸만 소리내 읽게 합니다.
예전에 우리는 친구와 함께 한 공간에서 같은 놀이를 하며 “함께 논다”고 했는데 요즘 아이들은 한 공간에서 각자의 놀이를 해도 “함께 논다”라고 하더군요.
독장수 놀이는 함께 노는 재미를 알려주는 그림책입니다.
반복되는 독장수의 외침과 온갖 트집을 잡는 손님들의 대구가 그림과 글자의 모양과 크기와 배치의 변화로 즐거움을 배가시킵니다.
이제는 잊혀진 전래 놀이 독장수 놀이를 읽다보니 나는 꼬마 독이 되고 아버지는 독장수가 되어 온 집안을 돌아다니며 독을 팔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집니다.
그러면 엄마도 웃으며 독을 살 것이고 할머니도 오빠도 언니도 모두 꼬마 독을 서로 사려고 할 것 같습니다.


🎁사계절출판사 서평단에 당첨되어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어쩌다보니 제 흥에 겨워 책이야기보다 제 어린 시절이야기를 더 많이 해 버렸네요.
흠!!!!각설하고 일단 한 번 귀여운 꼬마독 하나씩 들여놓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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