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일은 없고요?
이주란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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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세계의문학>신인상 단편소설 <선물>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는 작가의 소설을 읽은 건 처음이다.
모두 8편의 단편이 실린 <별일은 없고요?>는 근래에 읽은 소설 중 가장 마음을 울린 소설집이다.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거의가 여자들이다.
그렇다고 소설이 여성만을 이야기하고 있지는 않다.
그냥 화자가 여자일뿐 지금을 사는 보통의 사람들과 그 주변의 이야기들이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크고 작은 일을 겪고 때로는 엄마에게,어찌 알게 된 어른에게,친구에게 위로받고 공감하며 살아간다.
등장인물들이 경험한 일들은 자세히 설명하지 않고 있지만 읽다보니 어떤 일을 겪고 그 자리에 있는 지 미루어 짐작하게 한다.

엄마는 딸이 직장을 그만 두고 와도 타박하거나 궁금해하지 않고 그냥 함께 한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설명없이 찾아왔다 아무말없이 떠나기도 하고 아무말없이 떠났다가 돌아오기도 한다.
모두의 일상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흐르고 어느 누구도 탓하거나 닦달하지 않는다.
왜 떠나는 지 캐묻지도 않고 붙잡지도 않고 언제 돌아오냐고 묻지도 않는다.
돌아온 이에게는 잠깐 외출하고 돌아온 것처럼 맞이한다.

어떤 어른은 우연히 알게 된 이의 유일한 혈육인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아무조건없이 함께 한다.
할머니집에 머물고 있는 이를 위해 함께 먼 길을 걸어 두부를 사러가기도 하고 할머니의 짐을 정리하고 마음을 추스르게 기다려준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평범하지만 비범하다.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하는지와 무릇 어른이라면 어떠해야하는 지 생각하게 한다.

나는 책을 읽고 나면 덮고 바로 느낌을 적는데 이 소설은 그럴 수가 없었다.
어떤 글을 써야 내 느낌을 그대로 적을 수 있을까 여러날을 고민했지만 마땅한 문장을 찾을 수가 없었다.
대신 오윤 시인의 추천사가 가장 내 마음을 잘 들어내는 문장같아 빌려 써 본다.

📚 “이 무자비한 세상에 맞서 “무자비한 따뜻함”을 전하는 그의 소설에 또다시 큰 신세를 입었다.”


🎁 한겨레출판의 하니포터6기 활동 중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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