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아는 풀꽃 향기 - 나태주 시인이 딸에게 보내는 편지
나태주.나민애 지음 / &(앤드)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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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둥글고, 땅은 평평하며, 민애는 예쁘다.오늘 날씨는 맑고, 바람이 불며, 민애는 예쁘다.
이런 식이었다. 나를 위해 꾸며 낸 말이 아니었다.’우리 민애는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고 아버지는 모세가 십계명을 믿듯 믿었다. (p136)

나태주 시인이 딸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부제가 붙은 “나만 아는 풀꽃 향기”는 풀꽃 시인으로 사랑 받고 있는 나태주 님이 시인이 아닌 아버지의 이름으로 문학평론가인 딸에게 바치는 연서다.
나 역시 자식을 낳아 기른 엄마지만 그러기 훨씬 전에 아버지, 어머니의 딸이었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아버지의 흔적이라곤 몇 장의 사진과 매년 더 새록새록 살아나는 추억들이 전부이지만 해가 갈수록 그리움이 쌓여 간다.

시인은 딸이 태어나는 날의 기억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딸의 기억에는 없는 금학상회 구멍가게 안집, 아주 낡고 허름한 집 별채에 살던 시절을 거쳐 좁은 뜨락 안에 키가 큰 감나무 두 그루가 서 있던 감나무 안집에 살다 아파트로 이사 한 시절을 시간 순으로 적고 있다.
가난한 살림과 건강하지 못한 엄마와 예민한 아버지라 늘 딸에게 미안해 하면서도 세상 누구보다 사랑하고 자랑스러운 마음을 한 글자 한 글자 써내려 간다.

시인이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으며 우리 아버지도 아니고 내 이야기도 아닌데 손에 잡힐 듯 시골집의 모습이 그려진다.
대부분 가난한 시절을 살아서 정작 자식들은 다 잊고 모두 그렇게 살았다고 웃어 넘기는 데 부모는 자식들을 키우며 미안했던 일들을 기억하고 언제까지 이야기한다.
시인 역시 이제 잊어도 될 듯한 사연을 이야기하니 부모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내리사랑이라고 아들을 낳고 딸을 낳은 시인은 딸을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한다.
세세한 것까지 기억하고 딸을 향한 절절한 마음이 글을 읽는 독자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함께 실린 사진 속 딸은 누구보다 행복해 보이고 사랑스러워 보여 사진을 찍었던 순간 아버지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딸이 잠든 모습을 남기고 싶어 퇴근 후 자전거를 타고 시내 단골 사진관으로 달려가 사진기를 빌려 찍은 사진은 아버지의 마음이 어떠했을지 감히 헤아리기도 어렵다.

📚힘든 일 있거든 엄마에게든 아빠에게든 전화하거라. (p298)

📚저는 나태주의 딸 나민애가 그냥 나민애보다 더 좋습니다.아빠의 후광이 아주 커서 제 어깨가 무거워도 기꺼이 무겁겠습니다.아빠를 짊어지고 갈 힘을 아빠가 제게 주었고 제가 아빠와 함께 가는 것을 즐거워합니다.(p307)

아버지가 딸에게 전하는 말은 시인의 딸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닌 누군가의 자식인 우리에게 힘을 주는 말들이다.
“너는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 우리는 분명 이런 말을 듣고 자란 귀한 존재이고 사랑 받아 마땅한 존재이다.
그 귀함을 마음에 새기며 살다가 어느 순간 삶이 팍팍해지면 하늘 한 번 올려다보고 아버지인 시인의 편지를 읽으면 힘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넥서스앤드의 서포터즈 앤드러블 활동 중 제공 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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