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작별
치넨 미키토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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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인 다케시는 자신의 왼손에 얼마 전 사고로 죽은 쌍둥이 형이 깃든 것처럼 목소리가 들려오고 어느때는 왼손을 제어할 수 없게 된다.
병원에서는 ‘에일리언 핸드 신드롬’이라는 진단을 내리게 되고 부모는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시킬 계획을 세운다.
다케시는 입원을 피하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도쿄로 도망친다.

늦은 밤 도착한 강변에 텐트를 친 다케시는 한 밤 중 수풀 속에서 피투성이 남자를 발견하게 되고
얼떨결에 시체에 손을 대게 된다.
그 장면을 노숙자가 보게 되고 범인으로 몰릴 위기에 처하자 긴 도피길에 오른다.
왼손에 깃든 형 가이토와 함께 진범을 찾기위해 나선 형제는 ‘사파이어’라는 마약이 살인 사건에 관련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마약 조직에 침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현직 의사라는 이력의 작가는 “에일리언 핸드 신드롬’이라는 특이한 병명을 이야기의 소재로 삼고 있다.
처음 읽으면서 작가가 창작한 병명인가 싶어 검색해 보니 실재 존재하는 질병이었다.
소설은 고등학생이 해결하기에는 어려운 마약 판매 조직과 마약 제조자를 쫓는 과정이 등장하지만 다케시가 유망한 권투선수였다는 사실과 차분하고 이성적인 형 가이토와 공조한다는 설정이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다케시는 도피 내내 자신때문에 형이 죽었다는 죄책감과 미안함을 갖고 있으면서도 형의 의식이 자신의 몸을 독차지할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휩싸이기도 하고 형이 영영 사라져버릴까 두려워하지도 한다.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 앞에 형제는 협력하고 때로는 적대시하면서도 끝내는 형제의 행복을 위해 마지막 큰 결심을 하게 된다.

주인공의 고등학생이라는 나이 설정이 불편하기도 하지만 요즘 크게 문제가 되는 마약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어 그 위험성을 느끼게 한다.
똑같은 모습의 쌍둥이 형제의 우애와 사건 뒤 한층 성숙해진 주인공의 모습에 안도하면서도 어딘가에서 여전히 다른 이름으로 ‘사파이어’가 유통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 공포스럽고 청소년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사회가 아니라 미안해지는 소설이다.

🎁소미미디어의 서포터즈 소미랑2기 활동 중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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