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선란’이란 이름만으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서평단에 신청했다.문학 웹진 LIM은 등단 여부도 장르도 구애받지 않는 젊은 작가들을 위한 새로운 연재 플랫폼으로 웹진에 연재한 작품 중 일부를 엮어 일 년에 두 권 출간하는 데 림:쿠쉬룩은 젊은 작가 단편집 림 시리즈의 첫 번째 권이다.림:쿠쉬룩에는 일곱 명의 작가가 쓴 일곱 가지 이야기가 실려 있다.젊은 작가들이 쓴 소설은 sf로 분류할 수 있는 세 편의 이야기와 학창 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세 편의 이야기, 그리고 동화 인어 공주를 변주한 이야기가 들어있다.‘마음에 날개 따윈 없어서’는 자율 주행 AI 차량이 상용화된 어느 날 교통사고가 일어나고 보험 회사 조사원인 ‘나’는 사고 조사에 나서고 스스로 ‘연화’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인격AI가 인간의 사랑에 관여하다 일으킨 사고임을 밝혀낸다.머지 않은 미래 어느날 인공지능 기술이 인간의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존재가 아니라 그들에 의해 우리 인간이 조종당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머리가 쭈뼜거린다.‘돌아오지 않는다’는 오염된 지구를 떠나 화성으로 이주한 지구인들의 이야기로 환경과 떠나온 곳의 그리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쿠쉬룩’은 마인드 업로딩 시스템에서 ‘증발’한 언니를 찾아나선 ‘엘린’의 이야기로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언니의 뒷모습에서 작은 위안을 얻어본다.‘영의 존재’의 ‘영’이 ‘나’의 결혼 소식을 듣고 찾아오는 마음과 한 번도 떠난 적 없이 ‘영’으로 살 수 밖에 없었던 고단한 삶이 느껴져 마음이 아프다. ‘하나 빼기’는 처음엔 풋풋한 아이들의 이야기가 비밀을 공유하는 순간 분열이 일어나고 굳건하게 보인 관계는 뒤틀린다.‘이십 프로’는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친구가 아닌 경쟁자가 되어 살아가는 아이들의 이야기다.‘멀리서 인어의 반향은’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인어 공주의 다른 이야기다.인어 공주는 적극적이고 왕자는 주어진 자리를 버거워한다.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정치적 올바름을 떠오르게 하지만 지나치지 않아 읽는 즐거움을 선사한다.소설은 과거와 미래 그리고 미지의 세계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현재 우리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아이들은 제대로 보호 받지 못하고 가난때문에 학업을 포기하고 힘없는 누군가를 적으로 만들기도 하고 지구는 병들어 간다.이렇게 절망뿐인 우리에게도 인어공주와 왕자가 그랬던 것처럼 다른 존재에게도 손을 내미는 세상이 도래할 수 있다는 작은 희망 하나를 건져본다.www.webzinelim.com벌써부터 림의 두번 째 이야기가 기다려진다.🎁열림원 출판사 서평단에 당첨되어 제공받은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