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에게 그 죄의 경중이 아닌 죄명에 걸맞는 외모를 따지는 부조리와 음식으로도 채울 수 없는 현대인들의 허기에 대해 생각하게 했던 “버터”로 알게 된 작가다.“버터”를 꽤나 재미나게 읽어서 작가의 신작을 기다리던 차에 출판사에서 진행한 작가의 신작 서평단 감사하게도 당첨되어 신작 소설집을 읽게 되었다.눈에 확 띄는 표지그림과 “편견과 고정관념을 유쾌하게 돌파하는 여자들의 이야기”라는 띠지 문구가 눈길을 사로잡는다.7편의 단편 소설은 여성이 이야기의 중심이 된 소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여성이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끝에는 모두 여성들의 이야기로 마무리된다는 게 맞을 성 싶다.신춘문예 신인상에 당선된 후 후속작을 쓰지못하는 작가가 어느날 대문호의 동상과 이야기를 나누는 “Come Come Kan!”은 대문호 덕분에 신인 작가가 대단한 작품을 낼거로 기대하던 독자를 한방 시원하게 먹인다.신인작가는 요행을 바라지 않고 자신의 모습 그대로 살면서도 행복하다.한시대를 풍미했던 노작가가 변화하는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고 고정된 여성과 남성의 역할만을 생각하고 지나간 사랑을 대단하게 생각하다 현실의 부부를 보고 자신의 사랑을 되돌아보는 “둔치 호텔에서 만나요”는 블랙코미디 한 편을 본 듯하다.“아기 띠와 불륜 초밥”은 불륜커플이 대부분이라는 초밥 집에 아기와 함께 등장하는 엄마의 모습이 어떤 충고나 호통보다 불륜남녀에게 크고 무섭게 다가온다.마지막 수록작 “아파트 1층 카페”는 1931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지금도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을 수도 있는 일인 것 같아 마음이 답답하다.작가는 과거의 어느 날을 배경으로 하기도 하고 sf소설 형식을 빌려 이야기를 진행하기도 한다.그리고 팬데믹 시대인 지금을 배경으로 한 소설도 있다.소설을 읽는 내내 당찬 여성들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대도시에서도 시골에도 언제 어디에나 존재해 세상을 바꾸고 있다는 생각을 하며 읽었다.세상의 모든 여성들이 안전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어느때나 먹고 싶은 걸 먹고 힘들때는 누구에게라도 도움을 요청할 수 있으며 부당한 대우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아니 여성뿐만 아니라 세상의 남녀모두가 진짜 자신의 목소리를 찾을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 눈길을 확 사로잡는 겉표지가 내가 다니는 도서관에서는 홀랑 벗겨져 전혀 다른 책이 되어 대출될 걸 생각하면 속이 상합니다.대부분의 도서관에서는 관리의 어려움을 들어 겉표지를 제거하고 바코드를 붙여 대출하다보니 심혈을 기해 만들 표지를 볼 수 없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출판사에서는 이런 점을 고려해서 표지제작을 한다면 더 좋겠습니다.🎁리드비 출판사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제공받은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