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의 무게
크리스티앙 게-폴리캥 지음, 홍은주 옮김 / 엘리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올 겨울이 가기 전에 꼭 읽고 싶었던 소설이었다.
한정된 공간에서 전개되는 이야기는 등장인물이 많지않음에도 지루하지 않다.
눈이 끝도 없이 내리는 한겨울, 정전으로 고립된 마을의 외딴집에서 아내가 있는 도시로 돌아가야만 하는 이방인 노인 마티아스와 10년만에 고향으로 돌아오다 교통 사고로 두 다리를 크게 다친 젊은 남자가 함께 지내게 된다.

젊은 남자의 아버지는 그가 돌아오기 얼마전에 죽음을 맞았고 친척들과 마을 사람들은 식량을 제공하고날이 풀리면 도시로 데려다 준다는 제안을 하며 노인에게 젊은 남자를 돌보게 한다.
의사가 없는 산골마을에서 남자는 수의사에게 두 다리를 수술 받게 되고 회복은 더디기만 하다.
눈이 계속 내리자 마을 사람들은 하나둘 마을을 떠나게 되고 친척들은 사냥을 떠난 후 돌아오지 않는다.

젊은 남자는 마티아스가 없으면 죽을 수도 있는 처지가 되고 눈은 머물고 있던 별채를 무너뜨릴만큼 내린다.
식량은 점점 줄어들고 눈은 그칠 줄 모르자 마티아스는 마을 빈집을 뒤져 먹을 것을 찾는다.
노인은 아내를 그리워하지만 다시 오두막으로 돌아와 젊은 남자를 돌보지만 봄은 쉽게 오지 않는다.

소설 속에서 만큼의 눈을 본 적이 없지만 소설을 읽다보면 그 눈 덮인 산 속 오두막에 함께 있는 기분이 든다.
노인은 길이 막혀 아내에게 돌아가지못하고 젊은 남자는 돌아왔으나 부상과 눈때문에 자유롭지 못하다.
처음 시작은 살아남기 위해 젊은 남자를 돌보지만 식량 배급이 떨어져도 노인은 여전히 남자를 돌본다.

빈병을 모으며 암소를 돌보는 조나스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암소를 도살해야 하는 순간에도 암소의 고통을 덜어주고자 한다.
노인은 끝까지 젊은이를 돌보고 젊은이는 노인에게 아내에게 갈 수 있는 희망을 선물한다.
소설 속 눈은 낭만과는 거리가 멀다.
하늘에서 나풀거리는 눈은 어느새 그 무게로 온 세상을 고립시키지만 그래도 인간의 마음을 유지하는 그들이 있어 봄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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