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야 대부분의 집들이 보일러로 난방을 하니 아랫목,윗목 구분이 없습니다.제가 어렸을 때만해도 시골에서는 거의 모든 집들이 아궁이에 불을 때서 밥도 하고 방도 따듯하게 했죠.온돌방의 특징이 불을 때면 아랫목은 설설 끓어 아 뜨거 소리가 절로 나게 뜨겁지만 윗목은 전혀 다른 공간인 것처럼 서늘하지요.안녕달의 그림책 겨울이불은 그런 어린 시절로 저를 데려갑니다.눈길을 헤치고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부르며 방으로 들어갑니다.아마도 아이가 올 시간에 맞춰 할머니 할아버지가 군불을 지폈을 겁니다.꽁꽁 언 발이 닿은 방바닥은 앗,뜨거워 하지요.아이가 들어간 이불 속에는 새로운 세상이 펼쳐집니다.왁자지껄 신난 동물 친구들도 있고 일찌감치 따뜻한 이불 속에서 잠든 친구들도 있습니다.할아버지 할머니도 따듯한 이불 속에서 아이를 기다리고 있었네요.이불 속 세상에서는 곰엉덩이 달걀도 있고 얼음 할머니 식혜도 있습니다.안녕달의 다른 그림들처럼 등장인물들이 동글동글 귀엽습니다.아이의 상상은 따뜻한 겨울 이불 속으로 동물 친구들을 초대합니다.손주를 사랑하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아들을 사랑하는 나이 든 부모, 그리고 눈길엪아이를 업고 가는 아버지의 따듯한 등이 그대로 전해져 제 마음까지 따듯해지네요.겨울이 다 가기 전에 읽을 수 있어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