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살아오면서 스스로에게 진지한 질문을 던진 적이 별로 없다.그것도 기록으로 남기는 일은 더더욱 없었던 것 같다.매번 새해가 되면 의식처럼 새 다이어리를 마련하지만 꾸준히 끝까지 써 본적 없는 나에게 안성맞춤인 다이어리북이다.위대한 작가로 알려진(아쉽게 나는 그의 저서를 한 권도 읽지 않았다.)마르셀 프루스트 100주기를 맞아 출간된 다이얼리북이다.첫번째 “당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덕목은?”으로 시작한 질문은 마지막 백번째인 “당신은 어떻게 죽고 싶은가?”로 끝맺는다.📚프루스트의 질문은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마르셀 프루스트가 만든 질문지가 아니라 작가가 답을 적은 노트다.행운의 편지처럼 사람들 사이에 전해지는 질문 노트에 답을 하는 게임이 유럽 전역에 전해졌고 프루스트의 질문노트는 나중에 ‘마르셀 프루스트의 찾아서’라는 제목으로 출간된다.이 책은 프루스트의 질문과 함께 인생에서 한 번쯤 자신에게 던져보면 좋은 질문들을 모았다.처음 실물을 보며 너무 작은 사이즈에 놀랐다.내가 가장 많이 메고 다니는 작은 가방에도 들어가는 사이즈다.그런데 실제 사용해 보니 작아서 부담없이 어디든 가지고 다닐 수 있어 좋다.다이어리북은 읽는 책이 아니라 그때그때 시간이 될때 꺼내 깊게 고민하지 않고 질문에 답하는 책이다.그런데 크기가 크다면 번잡스러워 쉽게 갖고 다니는 게 불가능할테니 딱 맞춤한 크기다.다이어리북을 살펴보면 유명인의 대답이 적힌 질문이 있고 누구의 답도 적혀있지 않은 질문도 있다.“당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덕목은?”이라는 질문에 프루스트는 “진지함. 만약 내가 경망스러워진다면 덕목도 바뀔 것이다.”고 답했다.그리고 조각가 카미유 클로델은 같은 질문에 “없다.모든 덕목은 권태롭다.”라고 답했다.이렇게 누군가의 답을 읽어보는 것도 재미있고 나의 답을 적어볼수도 있다.아니면 다른 사람과 교환일기처럼 함께 적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한 질문을 시간 차를 두고 여러 번 답할 수도 있고 길게도 답을 적을 수도 있고 짧게도 자유롭게 적을 수 있다.어떤 사람에게는 단숨에 적을 수 있는 답이 또 누군가에게는 긴 고민끝에 적기도 할 것이다.차례대로 질문에 답해도 되고 무작위로 펼쳐진 페이지에 생각을 적어도 된다.자유롭게 써가며 완성될 다이어리북이나 올 한 해에 다 쓰지 않아도 되니 부담없어 좋고 몇 해에 걸쳐 답이 완성될 수도 있을 것 같다.훗날 지금의 나를 돌아볼 수 있을 테니 찬찬히 느긋하게 한 장 한 장 답해 봐야겠다.🎁앤의서재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받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