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러시 설산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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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설산 시리즈를 처음 읽은 건 메모를 살펴보니 2018년 여름이었다.
네 권의 시리즈를 순서없이 읽으며 겨울이 오면 꼭 순서대로 재독해야지 마음 먹었는데 드디어 2023년 1월 겨울의 한복판에 질풍론도의 개정판인 화이트러시를 읽게 됐다.
개정판으로 나온 책은 만듦새도 예쁘고 내용도 스릴 넘치고 재미있다.

공기 중에 퍼지는 순간 많은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유전자 조작 생화학무기인 탄저균 K-55를 개발한 구즈하라는 금지된 연구를 했다는 이유로 대학 연구소에서 쫓겨난다.
앙심을 품은 구즈하라는 K-55의 일부를 빼돌려 스키장의 코스 밖에 숨기고 돈을 요구하는 협박 메시지를 연구소로 보낸다.
연구소 소장이 메시지를 읽을때쯤 구즈하라가 사고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알려지고 연구소장은 승진을 내걸고 주임연구원인 구리바야시에게 비밀리에 K-55를 회수하는 임무를 맡긴다.
구리바야시는 스키에 관심이 많고 스키를 잘 타는 아들 슈토를 데리고 K-55이 묻혀있는 스키장으로
향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좋아하고 많이 읽었지만 다작을 하는 작가라 작품의 편차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요번에 읽은 화이트 러시는 손에 땀을 쥐게 한다는 표현이 적절할 만큼 재미있는 소설이다.
끝없이 펼쳐진 슬로프의 전경과 코스 밖의 눈 쌓인 풍경이 손에 잡힐 듯이 그려진다.
범인은 일찌감치 죽음을 맞지만 범인 찾기보다 더 중요한 생화학무기를 찾는 과정은 마음을 졸이기에 충분하다.
거기다 미스터리물에서 빠지면 섭섭한 새로운 악당까지 등장한다.
단서라고는 나무에 표시해 둔 테디베어를 찾는 수 밖에 없는데 스키에 서투른 구리바야시는 부상을 입어 꼼짝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네즈와 치아키에게 도움을 청한다.

스키장 안전 요원 네즈와 스노보드 크로스 선수인 치아키가 범인을 쫓아 설원을 활강하는 모습은 겨울 스포츠를 즐기는 작가의 생생한 경험이 소설 속에 녹아 더 현실감 있다.
특히 치아키와 똑똑하지 못한 악당의 결투는 영화의 한 장면처럼 선명하게 그려진다.(검색해보니 2016년에 ‘질풍론도’라는 제목으로 영화화 됐단다.)
아들 슈토와 스키장 마을의 소녀 이쿠미와의 이야기는 풋풋한 소년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 소년의 첫사랑을 응원하게 된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추격전 끝에 기다리는 반전은 자식에게 부끄럽지않은 부모가 되는 것이 어떤 것인가 깊이 생각하게 해 준다.
겨울에 딱 어울리는 재미난 소설, 한 번 손에 쥐면 쉬 덮을 수 없는 소설은 백은의 잭, 화이트 러시, 연애의 행방, 눈보라 체이스로 이어지지만 순서없이 무작위로 읽어도 되고 출간 순서대로 차례차례 읽으면 더 재미있는 소설들이다.

🎁소미랑2기에 선정되어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자유롭게 읽고 저의 느낌을 가감없이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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