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언제부터 인지 기억할 수는 없지만 누가 취미가 뭐냐고 물으면 언제나 독서라고 했다.본디 동적인 것보다는 정적인 걸 좋아했고 밖에 나가는 것보다 집이 제일 편안한 장소다 보니 시간이 날때 집안에서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게 독서다.어려서 부터 할머니가 해주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고 자란 탓인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르는 소설이다.인터넷 서점의 서재가 생기고 다른 사람의 리뷰를 보며 나의 독서가 과연 옳은 가 오랫동안 고민했던 적이 있었다.다양한 책을 읽으며 지식을 쌓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주야장천 소설만 읽는 책 읽기를 계속해가도 되나 싶어서 였다.그러다 기회가 돼 인문학 수업을 들으며 독서를 하는 이유에 대한 글을 쓸 기회가 있었다.그 글을 쓰며 과연 내가 책을 읽는 이유가 뭔가 깊게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그리고 나는 대단한 지식을 얻기위해서도 아니고 재테크를 잘 하기 위해서도 아니고 나의 생활습관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고 싶어서 하는 독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나의 독서는 오직 즐거움,재미를 위한 오락임을 깨닫고 소설만 편독하는 나를 인정하기로 마음 먹으면서 책 읽기가 휠씬 행복해졌다.연배도 다 다르고 등단 시기도 다 다른 23인의 소설가가 작가정신 35주년을 기념에 소설에 관한 에세이를 선보였다.어떻게 글을 쓰기 시작했고 어떤 방식으로 창작을 하고 어떤 마음으로 소설을 완성할 지 늘 궁금했던 독자의 궁금증을 조금은 해소해 준다.우리나라 작가들은 대부분 등단이라는 큰 관문을 지나 소설가라는 타이틀을 가질 수 있는 구조다.등단했다고 해서 모두 책을 출간하는 것도 아니고 혹여 소설을 계속 쓰고 있어도 그 것만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없어 많은 작가들이 다른 일을 겸업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15년이 지나서야 매일 여섯 시간의 고정적인 작업 시간을 확보했다는 김이설 작가님의 이야기와 첫 책이 출간된 것을 축하하며 정지돈 작가가 아버지와 나눈 이야기는 그들이 어떤 노력을 했고 어떤 대우를 받았는지 감히 짐작하게 한다.📚아버지는 나의 첫 책이 출간된 걸 축하하며 이렇게 말씀하셨다.“그래, 고생했다.그럼 이제 일을 해야지.”“아빠, 이게 제가 한 일의 결과잖아요.”“그치.근데 내 말은 직업을 구하라는 거야.”“소설가가 제 직업이잖아요.”“그치.근데 내 말은 진짜 직업을 구하라고.” (P138) 임현 작가님의 “결국 소설이 써지지 않을 때 할 수 있는 일이란 소설을 쓰는 것 외엔 아무것도 없다.”(p99)는 글을 읽으며 창작의 고통이 얼마나 큰지 그대로 전해졌다.📚작가가 되는 일과 작가로 사는 일에는 선명한 틈이 있고 그 지점을 잘 들여다보지 않으면 안 된다고 나는 생각한다.작가로 살아가는 데 없어서도 안 되고 잃어버려서도 안 되는 게 한 가지 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문학을 좋아할 것. 무엇이 와도 그 마음을 훼손당하지 말 것.(p150)조경란 작가81년에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김수철 소설가의 글을 읽으며 40년 넘게 소설을 써 온 작가 역시 글을 쓰기 위해 얼마나 고뇌하는 지 글을 읽는 내내 그대로 전해져 울컥했다.나의 책 읽기의 9할은 소설이다.책을 받으면 제목을 시작으로 띠지,책날개,뒷면 등 글자는 한 자도 빼놓지 않고 읽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될 수 있으면 완독하려고 노력한다.소설가를 흔히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내는 분들이라고 하는 데 그렇게 노력하는 작가들의 수고를 생각한다면 어찌 허투루 읽을 수 있겠는가?2만원이 못 되는 돈만 지불하면(요즘은 도서관도서와 서평도서가 대부분을 차지해 죄송스럽기도 하지만) 어디든 데려가는 소설 읽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고 우리나라 작가의 책을 더 많이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책을 덮었다.🎁작가정신에서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읽은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