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거의 매일 과일을 먹고 있다.나 역시 오늘 낮에는 시원한 배를 먹었고 냉장고에는 사과가 몇 개 있다.언제나 마트에 가면 제철을 잊은 과일들을 살 수 있는 시대에 살며 이 과일이 어떻게 우리에게 오게 되는 지는 생각해 보지 않고 먹어왔다.이 책은 과일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야생에서 자란 과일이 정원으로 들어오고 인간에 의해 개량을 거쳐 과수원에서 대량으로 생산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많은 삽화와 사진,그림을 첨부해 설명하고 있다.그래서 이 책은 과학서적이기도 하고 원예학 서적이라도 하고 많은 문학작품을 소개한 문학서적이기도 하고 화보집이기도 하다.과일은 동물들을 유혹해 씨를 먼 곳까지 퍼트리기 위한 장치로 과육과 향기를 갖추었지만 그 결과 과일을 채집하기 위해 머리를 썼던 영장류의 인지 능력을 향상 시켰다는 이야기는 새로웠다기원전 6세기부터 기원후 5세기에 걸쳐 조성된 전통적인 로마정원에서 생산되는 과일이 이미 입도선매 방식으로 거래되면서 돈이 열리는 나무라 칭했다니 놀랍기만 하다.책의 본문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제외하고 모두 16편으로 나누어 진행된다.“수도원의 열매”편에 소개된 정원 가꾸기의 단 한 가지 규칙은 식물에게는 가장 중요한 햇볕에 대한 내용이라 고개가 끄덕여졌다.📚 물은 나무나 돌로 도랑을 만들어 확보했고, 무엇을 심을지 자율적으로 결정했다.단 한 가지 규칙만이 있었는데, 나무가 너무 높이 자라 이웃 정원에 햇빛이 드는 것을 방해하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p113)베르사유의 정원에서는 1735년에 난방 시설을 갖춘 온실에서 최초로 파인애플을 재배해 루이 15세에 진상했다니 놀라울 뿐이다.16세기 법에는 모든 부부가 과일 나무 여섯 그루를 돌보지 않으면 결혼할 수 없었다하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가장 재미있었던 “예술가들이 사랑한 풍경”은 소개된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겁다.딱딱하기 쉬운 책은 적절한 그림들과 사진들, 그리고 문학 작품에 등장하는 과일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어느 덧 마지막 현재의 과수원으로 우리를 안내한다.다시 예전의 농업 방식을 찾고 양들을 이용해 제초 작업을 하고 개량종이 아닌 자연 그대로 재배되는 과일을 보며 꼭 많은 양을 무리해서 재배하는 게 선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나 역시 어린 시절 시골에서 살았던터라 마당 한 구석에 감나무 몇 그루와 밤나무가 있는 집에 살았다.지금은 다 고목이 돼 베어져 나갔지만 어린시절 친구들 사이에서 과실수는 큰 권력이었다.감꽃이 떨어질때가 오면 아버지가 마당을 쓸기전에 감꽃을 실에 꿰어 목걸이를 만들었고 풋감이 떨어지면 그 것도 우려서 먹던 시절이니 친구들은 감 하나 얻어 먹을려고 내 눈치를 살폈으니 과실수는 단순한 나무가 아니었다.분명 쉬운 책은 아니다.하지만 너무 어려워 읽기 어려운 책도 아니다.처음 읽을 때 정독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읽었지만 가까이 두고 맛있는 과일을 먹듯 한 장씩 읽어가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내용이다.그림만 보기도 하고 다른 색으로 쓰인 인용된 글만 읽어도 충분히 재미있는 책이다.🍎🍇🫐🍒🍑🍓🍈🍋🍌🥑 출판사에서 선물 받아 읽은 책입니다. 느낌은 자유롭게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