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스 이야기.낯선 여인의 편지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1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김연수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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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다른 책 ‘과거로의여행’을 재밌게 읽고 고른 책이다.
역시 재미있다.
여기서 재미는 즐거움이나 유쾌함과는 거리가 뭔 재미다.
읽은 즐거움이라는 말이 더 적절할지도 모르겠다.
먼저 읽은 책이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면 이번 책은 인간의 집착과 광기에 관한 이야기다.

한 가지 일에 집착해 열심히 하다보면 좋은 결과를 얻기도 하지만 소설 속 주인공들의 집착은 보통의 집착을 넘어 광기가 되어 스스로 파괴해 버릴 수도 있다는 무시무시한 이야기들이다.

‘체스이야기’는 게슈타포에 끌려가 구금됐던 B박사가 체스에 얽히게 된 사연은 인간이 자유를 빼앗기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됐을 때 얼마만큼의 고통과 공포가 한 인간을 잠식할 수 있는 지 보여준다.

‘낯선 여인의 편지’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행동이 상대에게 얼마나 큰 공포인지 느끼게 해 준다.
아침 드라마급 막장이다.
1922년 발표된 작품이라니 그 시대의 독자들은 어떻게 읽었을지 궁금하다.

작가는 1942년 2월22일 “자유의지와 맑은 정신으로” 먼저 세상을 떠난다는 유서를 남기고 부인과 자살한다.
체스 이야기는 그가 죽기 일년 전인 1941년에 완성된 이야기다.
마지막까지 자유 의지를 말하는 작가가 두번의 세계대전을 겪으며 느꼈을 공포와 불안이 얼마나 컸을 지 체스 이야기를 통해 조금은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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