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 점 반 우리시 그림책 3
이영경 그림, 윤석중 글 / 창비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지금도 즐겨부르는 ‘나리 나리 개나리’ ‘낮에 나온 반달’ ‘퐁당퐁당’ ‘고향 땅’등의 작품을 쓰신 윤석중 선생의 시에 이영경 작가의 그림이 함께 하는 우리시그림책이다.

똑단발의 아기가 엄마 심부름으로 가겟집에 시간을 물으러 간다.
가겟집 영감님은 “넉 점 반이다” 알려준다.
아기는 온갖 해찰을 부리면서도 “넉 점 반 , 넉 점 반”을 외운다.

물 먹는 닭도 구경하고 개미도 살피고 잠자리를 따라서 돌아다니기도 하고 분꽃 따 물고 “니나니 나니나” 노래도 부른다.
그러다 해가 꼴딱 져 돌아와서 천연덕스레 “엄마 시방 넉 점 반이래.”한다.

세상에 이런 귀여운 아기가 있나?
엄마는 이렇게 멀게 있는 가게에 시간을 물으러 심부름 보냈나 살펴보니 바로 도랑만 건너면 가겟집이다.

시도 시지만 그림만으로 이야기 한 보따리 만들 수 있을만큼 재미나다.
아기를 따라 가다보면 가게 앞의 옛날 아이스께끼 통에 아버지가 타시던 짐바리 자전거, 그리고 자랑스레 걸려있는 졸업 사진과 원기소 광고지,비닐우산등 추억 속의 물건들이 가득한 가게 안은 물론 담벼락에 핀 접시꽃,봉숭아,키 작은 채송화와 분꽃은 어느새 어린 시절로 데려간다.

짧은 동시가 좋은 그림을 만나면 어떤 감동을 주는 지 알려주는 정답지 같은 그림책이다.
시를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보여주는 그림책이라 더 곱고 곱다.

🌼🌸🌺🌻


넉점반

윤석중

아기가 아기가
가겟집에 가서
“영감님 영감님
엄마가 시방
몇 시냐구요.”
“넉 점 반이다.”

“넉 점 반
넉 점 반.”
아기는 오다가 물 먹는 닭
한참 서서 구경하고.

“넉 점 반
넉 점 반.”
아기는 오다가 개미 거둥
한참 앉아 구경하고.

“넉 점 반
넉 점 반.”
아기는 오다가 잠자리 따라
한참 돌아다니고.

“넉 점 반
넉 점 반.”
아기는 오다가
분꽃 따 물고 니나니 나니나
해가 꼴딱 져 돌아왔다.

“엄마
시방 넉 점 반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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