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물이 좋은 이유는 출간일이 언제든지 괴리감 없이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어차피 옛날 이야기인데 1996년에 쓴 작품을 26년이 지나 오늘 읽는다해도 아무 상관없으니 그게 시대물의 최대 장점이다.만약 26년 전 그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 이제사 신간인 척 나왔는데 모르고 읽었다면 출판사에 대한 배신감은 대단할 것이다.하지만 미미여사님의 미야베월드2막은 언제 읽어도 좋으니 인내상자가 1996년 작품임을 알게 된 순간에도 작가와 출판사에 대한 애정이 식지 않았다.인내상자는 8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다른 사람에게는 말할 수 없는 비밀’을 마음속에 단단히 봉인해 두고 살아가는 이들에 관한 소설(p238)들이다.물론 미미여사의 다른 책들처럼 재미있다.자세한 내용을 말하는 게 필요 없을 만큼 [편집자 후기]가 논문급이다.그래서 편집자님이 미처하지 못한 마지막 이야기 ‘스나무라 간척지’에 대해 한 마디 하고 싶다.나이가 들어가면 별것도 아닌 것에도 가슴이 찌르르 해 오는 데 엄마의 첫사랑을 이해하고 이치타로의 물음에 답하지 못했던 자신을 탓하지만 여전히 엄마에게는 아무말도 하지않는 오하루의 마음이 이해 되어 코가 갑자기 맹맹해졌다.농담으로 아들에게 한 이야기중 하나가 엄마 죽기전에 미미여사의 필생의 과업으로 삼은 ‘미시마야 시리즈’가 완성되면 좋겠다고 해서 원성을 들은 적이 있다.진짜 농담이 아니라 작가님이 건강하셔서 시리즈를 완성해 주시고 나 역시 건강해서 완독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