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엄마 낮은산 너른들 4
조은주 지음, 장호 그림 / 낮은산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가끔 세상 사람모두가 다 나보다 더 행복한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나보다 더 큰 집으로 이사 가는 친구, 시험 점수 잘 받아온 아들을 둔 엄마, 그리고 유난히 사이가 좋아 보이는 부부를 보면 과연 저 사람들은 무슨 복이 넘쳐 저럴까 싶어 한숨이 폭하고 난다.
그런 생각이 들 때면 괜히 잘 놀고 튼튼하게 자라는 아이들에게 소리 한 번 더 지르게 되고 언제나 변함없이 성실한 남편에게 눈을 흘기기도 한다.
세상엔 나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으면서도 사람 욕심이라는 게 끝이 없어 나보다 못한 사람들은 쉬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날씨도 꾸물거리고 기분까지 우울한 날에 무심코 집어든 동화집은 내가 애써 외면했던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로 채워져 있었다.
‘어린 엄마’라는 제목만으로 요즘 매스컴에 자주 등장하는 리틀 맘 이야기겠지 생각했는데 동화는 어렵고 힘들게 사는 우리 주변의 이야기로 몇 번이나 가슴이 먹먹했고 코끝이 찡해 왔다.
두 7편의 이야기가 들어있는 동화집은 작가의 처녀작으로 요즘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재혼 가정의 아이를 비롯해 장애인, 치매 노인 등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특히나 표제작인 ‘어린 엄마’를 읽으며 버스 안인 것도 잊고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열여덟이면 아직 부모의 보살핌 속에서 살아야 할 나이지만 집 나간 엄마와 병원에 입원한 아빠에 대한 원망하나 없이 든든한 가장으로 살아야 하는 언니의 이야기는 동화 속에만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기에 더 마음이 아려왔다.
제 나이에 비해 너무나 어른스러운 아이들을 보며 가슴 아팠고 주인 할머니가 건넨 호박죽을 서로에게 밀어주며 챙기는 모습에 울어 버리고 말았다.
또한 나보다 더 가진 사람만이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은 ‘가족의 탄생’의 옥자 아줌마를 통해 어떤 것이 진정으로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돕는 것인지 알게 해준다.

우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지만 애써 덤덤한 척 있어도 없는 척했던 이웃들의 이야기는 나도 누군가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알려준다.
너무 풍족하고 편안 세상에 살면서 진정으로 고마워하지 않은 우리에게 동화의 주인공들은 많은 질책과 동시에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임을 열심히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이 어려움 속에서도 한 가닥 희망의 끈을 쉬 놓지 않는 모습은 언제가 그들도 밝은 세상 빛으로 나올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안겨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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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먹는냥이 2008-06-11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린엄마를 쓴 작가입니다.
님의 리뷰를 읽는데 다시 눈물이 핑, 도네요.
밝은 세상을 위해 촛불하나 드는 일.
요즘은 모두들 하고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