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을 깨운 캐롤린다 그림책 보물창고 30
모디캐이 저스타인 지음, 전하림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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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디캐이 저스타인의 그림책은 정말 재미있다.
그림의 재미는 말할 것도 없고 그가 그린 책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들이라 더 흥미롭고 재미있다.
쌍둥이 빌딩을 줄 하나에 의지에 건넜던 필립 쁘띠나 프랑스 아베롱에서 발견된 야생 소년  만큼이나 특별한 소녀  캐롤린다 이야기는 다시 한 번 그의 매력적인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아주 먼 옛날, 달과 사랑에 빠진 외로운 거인이 살았답니다.>>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신화 속에나 나옴직한 거인이 등장한다.
이 세상의 마지막 거인은 달을 향해 춤추며 사랑의 노래를 부르지만  달님은 차갑고 고요하게 빛날 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는다.
그렇게 달에게 만 년 동안이나 사랑을 애원하던 거인은, 마음 아파하며 절망에 빠져 울기 시작하다 잠이 든다.
잠든 거인의 온몸엔 풀이 자라고 두 눈은 연못이 되고 흐르던 눈물은 폭포가 되어 흘러내리고 수염과 머리카락은 숲이 된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 사람들은 거인의 배꼽쯤 되는 곳에 조심조심 푸픽톤이라는 마을을 짓게 된다.
마을엔 달과 사랑을 이루지 못한 거인이 잠들어 산이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만약 거인이 깨어나면 슬픔과 분노에 마을을 파괴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사람들은 아무도 큰 소리를 내지 못하고 푸픽톤은 고요한 마을이 된다.
크게 웃지도 울지도 노래 부르지도 않는 마을은 겨우 사람들 소곤거리는 소리와 고양이가 가르랑거리는 소리만이 들릴 뿐이다.

그렇게 고요하기만 한 마을에 몹시 시끌시끌하게 캐롤린다가 태어나고 마을은 순식간에 변하고 만다.
냄비와 프라이팬을 두드리며 박자를 맞추며 큰 소리를 내는 캘롤린다를 따라 새들은 지저귀기 시작하고 소들도 음메 울고 개들은 멍멍 직고, 고양이들은 야옹거리기 시작한다.
그런데 커다란 소리에 잠들어 있던 거인은 잠에서 깨어나고 마을 사람들은 공포에 휩싸인다.
과연 커다란 소리를 좋아하는 캐롤린다는 어떻게 거인을 다시 잠재울 수 있을지........

캐롤린다의 모습에서 우리아이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언제나 ‘조용히, 사뿐사뿐, 얌전히’를 외치는 나는 푸픽톤에 사는 어른의 모습이다.
세상의 축복을 받으며 시끌시끌하게 태어났지만 어느 순간부터 손가락을 입에 대고 “쉿! 조용”을  달고 사는 부모덕에 아이들은 자기가 원하는 소리를 내지 못하고 살고 있다.
동물들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얼굴로 소리를 내는 캐롤린다의 표정이야말로 진정 아이들이 원하는 자신들의 얼굴이 아닐까 자꾸 생각해 보게 한다.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그림 속 캐롤린다가 내는 울음소리와 웃음소리, 동물들의 소리를 흉내내다보면 어느 순간 푸픽톤 마을의 캐롤린다가 되어 얼굴에 미소가 가득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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