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의 방에 놀러가요? 민화그림책시리즈 3
윤열수.이호백 지음 / 재미마주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선비의 방에 놀러가요?>는 재미있는 옛 그림을 통해 조상들의 감칠맛 나는 이야기와 정서를 알게 해주는 재미마주의 세 번째 민화 그림책이다.

민화는 전문적인 화가나 선비들이 취미로 그린 그림이 아닌 이름 없는 화가가 그려 일반 서민층의 그림에 대한 욕구를 채워주는 그림으로 꾸밈없고 소박하며 친밀감이 느껴진다.

 

책의 앞부분에서는 역사적으로 뛰어난 인물들과 관련된 세상에 귀감이 되는 이야기들을 주제로 그린 일종의 인물화인 <고사도>와 사대부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일생을 그린 <평생도> 통해 

“어질고 늘 책을 읽고 공부하는 사람.

마음이 맑고 뜻이 대쪽같이 곧은 사람.

의리를 지켜 목숨을 기꺼이 바치는 사람.

자연에 숨어 살거나 벼슬하여 백성을 돌보는 사람.”인 선비의 일생을 소개하고 있다.


선비의 방을 소개해주는 뒷부분의 첫 번째 그림은 무관의 방으로 짐작되는 <호피장막도>로 가만히 장막을 들치면, 문방사우와 책상위에 펼쳐진 책과 안경, 주전자, 약대접은 물론 담뱃대와 골패 등이 있어 선비의 생활이 어떠했는지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다음의 <책거리그림>은 책장 뒤 배경을 진한 군청색으로 처리해 책과 기물들의 신비함을 보여주고 있음은 말할 것도 없고 계절마다 바뀌는 꽃과 과일을 통해 선비의 멋스러움과 풍류를 느끼게 해 준다.

또한 일본, 중국, 인도, 아라비아 등지에서 가져온 진귀한 도자기와 코끼리 상, 시계, 거울, 꽃병, 털이게, 부채, 안경 등이 그려진 그림은 소박한 선비의 방과 대조 이루고 있지만 사실은 실물이 아닌 그림만으로 소장하고 감상하려는 재물을 탐하지 않은 올곧은 선비정신을 그대로 드러낸 그림이다.


이 책은 단순히 아이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민화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 민화에 전급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민화처럼 수수하고 간단하게 들추어 볼 수 있는 플랩과 순조 때 궁중 도화서 화원으로 책거리그림을 잘 그렸던 이형록(1808년)의 그림에 스티커를 붙여 그림을 완성할 수 있게 배려하고 있다.

또 주로 선비의 방이나 서당 등에 놓여 늘 책을 가까이 두고 학문의 길에 매진하려는 학자들의 소망이 담긴 그림인 책거리그림과 함께 옛 선인의 시구를 써 넣은 작은 4폭 병풍은 우리 아이들 곁에 가까이 둘 수 있는 좋은 선물이 되기도 한다.

유달리 학문을 숭상했던 옛사람들의 소박한 꿈과 소망이 담긴 책거리 그림을 통해 우리 조상의 생활 속으로 한걸음 다가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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