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머신 없는 시간 여행 - 과학과 문화에서 찾은 시간의 비밀 진경문고 7
이남석 지음 / 보림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아침에 눈뜨자마자 시계 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아이들과 남편을 제시간에 등교와 출근을 시키기 위해 쉴 새 없이 잔소리를 해대고 그와 비례한 횟수로 시계를 쳐다보곤 한다.

하지만 이렇게 하루에도 몇 번씩 보는 시계지만 시계가 알려주는 시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보지는 못한 것 같다.

특히 요즘은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매일 매일이 비슷비슷한 일상이다 보니 내가 사용하는 시간은 언제나 느긋하고 천천히 흘러가는 건 당연해지고 그만큼 시간에 무뎌져 버렸다.

<타임머신 없는 시간여행>을 읽으며 멈추지 않고 흘러왔고 지금 이 순간도 흐르고 있고 미래에도 흘러갈 시간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과학과 문화에서 찾은 시간의 비밀’이라는 제목 탓에 따분하고 지루한 과학서적으로 생각돼 쉬 손이 안 간 책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기우였을 뿐 시간에 대한 과학적 사실과 문화 속에 등장하는 시간에 얽힌 내용에 추리적 요소가 가미돼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질문하기를 좋아하고 딸과 그 질문에 답하기를 좋아하는 아버지의 여행길을 따라 가다보니 이탈리아의 풍경과 함께 깊은 철학적 의미의 시간과 첨단 과학의 시간을 동시에 만날 수 있다.


열세 살 규리는 엄마의 유언에 따라 엄마가 그린 그림을 찾으러 아빠와 이탈리아 여행길에 오르게 된다.

그리고 고장 난 부엉이 시계를 가지고 엄마의 젊은 날의 추억을 되짚어가는 과정에서 만나게 된 루첼로 백작과 루베니 남작을 통해 다양한 시계와 달력에 얽힌 사실과 함께 역사까지 읽을 수 있어 재미는 물론 새로운 지식까지 얻을 수 있다.

특히나 동서양의 시간의 계념을 설명하는 부분은 동서양 사상과 문화까지 알 수 있어 좋았다.


시간은 머무르는 게 아닌 흘러가버리는 것이라 생각해 과거에 얽매이기 보다는 더 나은 미래를 중요시하는 우리에게 남작의 말은 일침을 놓는다.

“역사가 한번 흘러가면 그만이라는 생각은 하지 말게. 세계와 인간의 본질은 바뀌지 않아. 계속 순환하고 있네. 옛날보다 지금이 더 발전했다고도 생각하지 말게. 우리는 보통 최선의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고 있지. 그러나 그것은 직선적 시간관이 가져온 환상일 뿐이야.” (p175)

단순한 추리소설이나 무언가를 알려주기 위한 지식 책에 머무르지 않은 책이라 읽는 내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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