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로 산다는 것
오동명 지음 / 두리미디어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부모라는 공통점이 있는 저자의 살아가는 이야기는 큰 교훈이나 지식보다는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동질감을 느끼게 한다.

내 자식의 부모가 된 지 10년, 그리고 내 부모의 자식으로 살아온 지 40년인 까닭에 아직도 부모라면 내 아이의 부모인 나 자신이 아닌 시골에 계신 우리 부모님이 먼저 생각난다.

지금 팔순을 넘기신 아버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쿰쿰한 땀 냄새와 함께 날이 어스름해지면 허리가 휘청해지도록 지게 가득 소꼴을 지고 오시던 모습이다.

그렇다면 과연 내 아이는 부모하면 어떤 모습을 가장 먼저 떠올릴까?

저자의 자식 사랑이 가슴으로 전해져 내 아이 눈에 비친 부모의 모습이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다가온다.


저자는 소소한 일상을 통해 자식에 대한 참사랑이 무엇인지 그 실체를 가깝게 보게 해 준다.

한 달에 한번 컴퓨터와 핸드폰 없는 날을 정하고 아들을 위해 앉은뱅이책상을 만드는 모습에서 좋은 부모가 꼭 경제력과 비례하지 않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

항상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못해 서러워하셨던 부모님이었지만 사실은 경제력만 빼면 더 없이 이상적인 부모님 밑에서 자라왔음을 부모가 되고 알았다.

간간히 등장하는 흑백사진과 함께 아들과의 잔잔한 일상을 통해 아들을 이해하고 저자 부모님의 기억을 통해 자신이 자식이었을 때의 부모님과의 갈등을 담담히 끄집어내면서 부모가 해야 할 일과 부모의 심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학창 시절 경제적으로 풍족하게 자식에게 베풀지 못해 쓰라렸을 부모 맘은 안중에도 없이 능력 없는 부모를 오지게 서럽게 만들 때가 있었다.

그때마다 돌아앉아 “너도 자식 낳고 살아봐라. 그때는 이 어미 속 알거다.”라는 말씀을 하실 때면 한편으론 부모의 마음이 전해와 짠해지기도 했지만 가난을 원망했던 마음이 더 컸다.

하지만 내가 부모가 되고 보니 있다고 다 해줄 수도 없고 없어서 못해준 부모마음이 어떠했을까 짐작이 되 내 발등을 찧고 싶다.

부모로 산다는 것.......언제나 모성에 가려 더 작아보였던 아버지의 부성을 가슴 절절히 느끼며 내 아이에게도 언제 어디서나 제 편이 되어주고 힘이 되어줄 부모가 되고 싶다.

더불어 내 훌륭한 부모님에게도 여태껏 받았던 사랑을 아주 늦기 전에 조금이나마 되돌려 드리고 싶어진다.

“아부지, 엄마,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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