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서 하는 일에도 돈은 필요합니다
이랑 지음 / 창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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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렸던 금융예술인 이랑의 새 에세이! 제목부터 심금을 울린다. <좋아서 하는 일에도 돈은 필요합니다>!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50만원에 판 에피소드부터 보험회사에 들어간 이유, 앨리바바와 30인의 친구친구 프로젝트까지 솔직한 이야기들이 한아름 담겨있다.



어떤 일을 하든 돈 문제는 굉장히 중요하다. 내가 하는 일의 가치와 더 나아가 생존과도 직결되어있는 문제이기 때문. 예술인에게도 마찬가지다. 책 속의 여러 에피소드들중 가장 놀라웠던 것은 인터뷰를 할 때 인터뷰이에게는 비용이 지급되지 않는다는 것! 헤어, 메이크업 아티스트나 사진작가 등 인터뷰에 참여하는 다른 이들과는 달리 말이다.



또, 기능하는 얼굴과 기능하는 몸에 대한 이야기도 정말 좋았다. 다만 깔끔하고 청결하게, ‘여성적으로’ 꾸미든 꾸미지 않든 내가 편하게 느끼는 쪽으로 나를 건강하게 만들어나갈 것! 그동안 당연하다고 여겨졌던 것들을 반문하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는 여성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귀하다.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자기 자신이기에, 스스로를 재료삼아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 이랑. 보험 설계사를 겸하게 된 예술가가 궁금한 이들, 멋진 여성의 이야기를 듣고싶은 이들, 꾸밈없이 솔직한 에세이를 읽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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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대한 예의
권석천 지음 / 어크로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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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괜찮은 사람이 아니다‘라는 자기 고백에서부터 시작하는 JTBC 권석천 기자의 에세이. 한국 사회의 단면을 응시하는 깊고 또렷한 시선이 인상적이다. 자기 자신이나 특정한 이념을 내세우지 않고 풀어낸 글들이지만 충분히 진중하다. 겸손하되 힘 있는 글. 이 한 권의 책에 현 사회의 구성원이라면 공감할수밖에 없는 37편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사람에 대한 예의>는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일들을 마주할 때 어떻게 신념을 지킬 수 있는지에 대한 조언서이기도 하다. 우리는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며 크고 작은 사건들을 마주한다.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할 것인지, 나아가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는 각자의 몫이다. 저자는 결국 사람에 대한 관심이 출발점이라고 말한다. 그리하여 지금 여기를 끊임없이 돌아보고 의심하는 일, 그러니까 우리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태어‘났음을 잊지 않는 일이 중요하다고. 비록 우리 모두 불완전한 사람이지만 성찰하기를 포기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더 나아가, 이 책 속의 글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하는 물음에도 좋은 답이 되어준다. ‘이 사회가 원래 그렇지 뭐.‘라는 무감각한 생각에 젖은 우리의 정신을 번쩍 깨워줄수도 있겠다. 책 속에 실린 동시대 이슈들, 영화, 문학 등 풍부한 콘텐츠들이 주는 지적 즐거움은 덤이다. 시간이 흘러 읽어도 좋겠지만, 지금 여기 현재의 이야기이니만큼 곧바로 읽어보시길 권한다.



+ 자주 가는 카페 사장님께서 꼭 읽어보라고 추천해주셨었는데(감사합니다 너무 좋네요 흑흑흑), 나 역시 다 읽자마자 친구에게 강제로 빌려주겠다고 말해버렸다. 혼자 읽기에는 너무 아까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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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
니코 워커 지음, 정윤희 옮김 / 잔(도서출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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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다. 적나라하다. 자극적이다. 흥미롭다.



저자가 은행 강도로 감옥에 수감된 상태에서 쓴 자전적인 소설, <체리> 이야기다. 올 하반기 개봉될 영화의 원작소설이기도 하다.



대학에도,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발을 딛지 못하고 방황하던 주인공은 군대에 자원한다. 그가 파병된 곳은 이라크. 제대한 뒤에도 전쟁, 사랑, 마약 중독, 범죄 이 네 가지는 끝없는 악순환이 되어 주인공을 낭떠러지로 내몬다. 그는 그야말로 삶의 모든 방향에서 갉아먹힌다. 무엇이 잘못된걸까? 그의 절망에는 입구도 없고 출구도 없는 듯하다. 저자를 끔찍하게 닮은 듯한 이 소설의 주인공은 파편화된 에피소드들 속에서 답을 찾지 못한채 계속 맴돈다.



내용도 문체도 날것 그대로다. 그래서 신선하고 속도감있게 읽히지만 어딘가 찝찝하기도 하다. 이 이야기를 즐기며 읽었다는 것에 죄책감마저 느낀다. 소설 속 묘사가 필요 이상으로 적나라하다고 느껴서일까. 평이 상당히 갈릴듯한 소설이다. 그러나 J.D.샐린저와 윌리엄 버로스의 소설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분명 이 소설도 흥미로우리라.




(*출판사로부터 도서와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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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틀랜드 -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에서 뼈 빠지게 일하고 쫄딱 망하는 삶에 관하여
세라 스마시 지음, 홍한별 옮김 / 반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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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골 백인 빈곤 여성’. 이 책의 주인공 세라 스마시의 이야기다. 캔자스 시골 농장에서 극빈층으로 태어난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낱낱이 밝히며 가난의 대물림을 폭로한다. 구체적인 개인의 역사가 증언하는 실제 이야기이기에 울림이 크다.



극빈층에게 10대 임신, 가정폭력, 떠돌이 생활, 교육의 부재는 비일비재한 일이다. 그렇다면 왜 이들은 더 나은 삶을 향해 노력하지 않는가? 특히나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인 미국에서. 미국은 누구나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아메리칸 드림’의 나라 아니던가! 이런 물음에 미국인이자 빈곤층이자 백인이자 여성이라는 복잡한 정체성을 가진, 소외된 사각지대에 위치는 저자가 말한다.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고.



이 책의 독자가 영영 태어나지 않을 저자의 딸 오거스트라는 사실이 의미심장하다. 가난의 대물림을 끊기로, 사랑하고 사랑하는 딸을 낳지 않기로 한 저자의 결정을 되짚어 올라가보자. 그녀가 왜 그런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저자의 어머니와 할머니의 이야기까지 함께 거슬러올라가보자. 가난의 수치와 고통스러움을 정면으로 마주해야했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가난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의 문제다. 우리는 아직 가난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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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 - 지적 망국론 + 현대 교양론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이정환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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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크게 반성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격변기를 맞이하는 지금 스스로를 각성시키기에 더없이 적절했던 책, 다치바나 다케시의 <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 2002년에 국내에 번역 출간된 책으로 20년가까이 지났지만 그의 지적은 여전히 유효하다. 저자는 각 분야에 대한 기초지식 없는, 실용 공부에만 열을 올리는 학생들을 꾸짖으며 교양교육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온라인 수업이 대학가를 지배하는 지금 이 시대에 대학의 서열화가 얼마나 존속될지 모르겠다. 이는 역설적으로 고등교육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고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온라인 자료와 수업들만으로도 마음만 먹는다면 어느 수준까지는 스스로를 교육시키는 일이 가능해지지 않았나. 비단 대학생들 뿐만 아니라 사회인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이야기다.



융합 교육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오래전부터 있었다. 그러니까 저자에 따르면 문과라고해서 열역학 법칙을 모른다거나 이과라고해서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모른다면 문제가 있다는 뜻. 게다가 오늘날 인공지능, AI, 생명공학, 문학, 철학, 인문학 기초지식은 기본이다. 요즘 베스트셀러를 석권하고 있는 경제,경영에 대한 공부도 필수다. 당연히 위 분야들을 공부하며 얻어야 할 것은 암기형 지식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이다.



너무 오래 스스로를 방치했다는 생각이 든다. 당장 정신차리고 공부를 위한 독서 리스트부터 정리했다. 내 공부는 내가 해야지. 바쁜 현대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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