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하다. 적나라하다. 자극적이다. 흥미롭다. 저자가 은행 강도로 감옥에 수감된 상태에서 쓴 자전적인 소설, <체리> 이야기다. 올 하반기 개봉될 영화의 원작소설이기도 하다. 대학에도,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발을 딛지 못하고 방황하던 주인공은 군대에 자원한다. 그가 파병된 곳은 이라크. 제대한 뒤에도 전쟁, 사랑, 마약 중독, 범죄 이 네 가지는 끝없는 악순환이 되어 주인공을 낭떠러지로 내몬다. 그는 그야말로 삶의 모든 방향에서 갉아먹힌다. 무엇이 잘못된걸까? 그의 절망에는 입구도 없고 출구도 없는 듯하다. 저자를 끔찍하게 닮은 듯한 이 소설의 주인공은 파편화된 에피소드들 속에서 답을 찾지 못한채 계속 맴돈다. 내용도 문체도 날것 그대로다. 그래서 신선하고 속도감있게 읽히지만 어딘가 찝찝하기도 하다. 이 이야기를 즐기며 읽었다는 것에 죄책감마저 느낀다. 소설 속 묘사가 필요 이상으로 적나라하다고 느껴서일까. 평이 상당히 갈릴듯한 소설이다. 그러나 J.D.샐린저와 윌리엄 버로스의 소설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분명 이 소설도 흥미로우리라.(*출판사로부터 도서와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았습니다.)www.instagram.com/vivian_boo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