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잔상들
장혜령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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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잔상들>. 사랑,에 대한 산문이라니 너무 예상가능하지않은가 싶어서 찾아 읽을 생각은 없었는데, 우연히 서점에서 몇 장 읽어보고는 바로 구매해버렸다. 이 산문집을 어쩌면 좋지 정말! 연말에 이소라콘서트를 다녀왔는데 소라언니가 ‘제가 생각하는 사랑은 멀리서 바라보는 거예요’라고 하셨던 말도 이 책을 읽는동안 문득문득 생각났다. 역시 사랑은, 진부하지만 곧 다시 새롭고, 언제나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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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고 골라 다듬은 세심한 문장들도 좋았지만 저자의 취향과 가치관이 오롯이 묻어나는 다른 예술가들의 일화들이 글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것이 놀라웠다. 아껴읽고 싶었는데 너무 빨리 읽어버려서 아쉽다. 몇 번이고 다시 펼쳐봐야지. 네시이십분 라디오도 꼭 들어봐야지. 아, 또! 단단한 커버와 표지가 이토록 잘어울릴 수 있을까. 책이라면 거의 따지지 않고 즐기지만 기왕이면 아름다운 책이 더 좋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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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름다운 글들은 겨울에, 이 추운 겨울에 읽어보시기를 감히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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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서 만나요
정세랑 지음 / 창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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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면 이해할 수 있을 거야. 모든 사랑 이야기는 사실 절망에 관한 이야기라는 걸. 그러니 부디 발견해줘. 나와 내 언니들의 이야기를. 너의 운명적 사랑을. 그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줄 기이한 수단을.

옥상에서 만나, 시스터.”(<옥상에서 만나요>,11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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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집 읽을까말까 망설이는 분들 계신가요? 당장 서점으로 달려가서 집어드세요! 이런 책은 혼자 읽기 아까울 정도니까요.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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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교사 안은영>, <피프티 피플>등의 정세랑 작가가 첫 소설집을 냈습니다. 아 최고. 어쩜 이렇지? 유쾌하고 자유롭고 경쾌합니다. 하지만 절대 가볍지 않아요. 장르소설적인 환상성은 또 어떻구요. 해설에서처럼 그 환상성은 오히려 리얼리티를 효과적으로 재구성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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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번을 돌려입어진 웨딩드레스 이야기, 세 명의 지인 언니들이 전수한 남편감 찾기 비법을 통해 절망 흡수체(?)를 찾은 이야기, 흡혈귀가 되어버린 내가 그를 만나 벌인 일, 이혼세일 등등. 지금 21세기에 여성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이토록 절묘하게 풀어놓을 수가 있을까요. 하지만 이 소설의 백미는 결국 공동체성이라는 대안을 제시해준다는데 있습니다. 따뜻하고 명랑합니다. 정말,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는 아주 부드러운 손짓으로 살라고 토닥여주는 것 같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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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작품 읽을 때부터 느낌이 팍 와서 아껴읽으려고 했는데 왠걸 못기다리고 다 읽어버리고 말았네요. 저, 아직 읽지 못한 정세랑 작가님 작품들 도장깨기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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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불씨는 어디에나
실레스트 잉 지음, 이미영 옮김 / 나무의철학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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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소설 <작은 불씨는 어디에나>

프로파일 지화 ・ 2019. 2. 22.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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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완전히 태워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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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일주일만에..?ㅎㅎ) 흡입력있는 소설을 만났어요. 실레스트 잉의 <작은 불씨는 어디에나>라는 소설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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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이커하이츠라는 작은 동네에 자신만의 규칙을 지키며 살고있는 지역 신문사 기자 리처드슨 부인과 남편 리차드슨씨, 네 아이. 그들의 삶에 새로운 세입자 미혼모 미아와 딸 펄이 등장하면서 소설이 시작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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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진 삶을 순조롭게 살아가는 리처드슨 가족과 자유분방하게 여러 지역을 떠돌며 사는 미아와 펄- 너무 다른 두 가족이 만나면서 뒤섞이는데, 그러면서 일어나는 변화들이 참 재미있어요. 청소년기의 아이들이 지라나면서 삶의 변화를 예민하게 감각하는 장면들이 특히요. 또 미아의 과거와 셰이커하이츠에서 벌어지는 아이 입양 소송은 놀라울만큼 플롯을 풍성하게 해주면서도 소설의 큰 줄기를 잡아주고요. 삶의 유연성, 생명, 가족, 선택 등 자칫 모호하게 들릴 수 있는 이야기들을 너무나 매혹적으로 풀어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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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캐릭터들이 탄탄한 서사를 가지고 있지만 아무래도 가장 마음이 가는 건 미아와 이지. 많은 것을 소유하지 않아도 펄과 함께 삶 속에서 예술을 향유하는 미아는 참 닮고싶은 캐릭터예요. 리처드슨 일가의 막내딸이자 골칫거리 이지는 리처드슨 부인의 억눌린 면모를 고스란히 닮은, 불꽃같은 아이지요. 그런 이지가 예술가 미아와 공명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도 재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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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간만에 즐겁게 읽은 소설. 풍요로운 금요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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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보다 : 겨울 2018 소설 보다
박민정 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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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믿고 읽는 책이 되어버린 시리즈. 이번에도 역시 흥미로운 작품들이 실린 <소설 보다 겨울 2018>를 읽었습니다. 박민정, 백수린, 서이제, 정용준 작가님의 작품이 실려있고 작가와의 인터뷰 또한 실려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책으로 처음 만나게되는 소설가인 서이제 작가님의 작품을 기대했었는데요, ‘적확한 표현찾기의 과정을 전시하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에서처럼 말의 표현이 흥미로웠습니다. 말은 필연적으로 모호하며 실수를 동반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새로운 방식으로 깨달을 수 있었어요. 그럼에도 ‘침묵이 아니라면 계속 말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믿’는다는 작가의 말에 공감하며, 작가님의 말하기를 응원합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정용준 작가의 ‘사라지는 것들’이었습니다. 부서진 상태의 아들과 담담하고 단호하게 사라질 것을 선언하는 엄마. 위의 캐릭터들도 인상적이었고 결말도 과하게 흘러넘치지 않고 담백하여 마치 흑백영화의 한 장면처럼 느껴졌습니다. 어쩌면 저도 좋아하는 언니네 이발관의 음악이 나와서 더 마음이 갔는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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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하는 건 반드시 찾아와 / 이제야 모든 걸 알겠냐고 묻곤 하지 (나를 잊었나요_언니네 이발관)’

박민정 작가의 ‘나의 사촌 리사’와 백수린 작가의 ‘시간의 궤적’또한 만족스러운 작품들이었습니다. 전자에서는, 아이돌이었으며 동노조와 함께했었고 지금은 브런치카페에서 알바를 하는 리사라는 인물의 경험들과 담담함이 인상적이었어요. 후자는 그간 백수린 작가의 다른 작품들에서도 주요하게 다뤄졌던 소통 불가능성, 타지, 이방인, 경계 등이 참 잘 표현된 작품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프랑스-유학-거주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있는 지점이 있어서 백수린 작가의 작품은 항상 남 이야기 같지가 않아요.

여러분 어서 이 책을 들이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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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풀니스 - 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
한스 로슬링.올라 로슬링.안나 로슬링 뢴룬드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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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내 독서는 문학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는 터라 이 책을 처음 받아들었을 때 걱정부터 앞섰다. <팩트풀니스>라니. 무슨 자기계발서 같잖아. 하지만 결과부터 말하자면 이 책을 읽게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훌륭한 책이었다.

한스 로슬링은 사실에 근거한 세계관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사실충실성factfulness’을 실천해서 세계를 바라봐야 한다고. 세계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이분법적이지도 않고 절망적이지도 않으며 심지어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책의 첫머리에 사실을 묻는 13개의 문제가 있다. 나도 풀어봤는데 결과는 처참했다. (2개 맞음..)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나 뿐만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침팬지보다도 못한 정답률을 보인다는 것! 저자는 이어지는 챕터에서 이 현상을 인간의 뇌가 일으키는 10가지 본능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는 믿음을 비웃듯, 소득수준에 따른 4단계로 나누어 세계는 발전해왔으며 지금도 조금씩 발전하고 있음이 명확히 보여진다. 그러니까 세계는 선진국과 후진국으로 나뉘어 있는게 아니었다! 대부분의 나라들은 중간단계인 개발도상국에 이르렀으며 천천히 발전중이다! 게다가 국가가 달라도 소득수준이 비슷하면 놀랍도록 삶의 방식도 비슷하다! 문화나 종교가 아니라 소득수준이 문제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수확은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의 변화다. ‘상황은 나쁘면서 동시에 나아지고 있기도 하고, 나아지고 있지만 동시에 나쁘기도 하다.(105)’는 것. 이는 무기력에 빠져 세계를 비관히는 나에게는 놀라운 이야기이다. 물론 나쁜 일도 많지만 그만큼 개선되는 것도 많다는 것! 무엇보다 항상 세계는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할 것. 고정관념에 매몰되지 말고 겸손과 호기심을 가질 것.

놀랍도록 고무적인 책이다.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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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19-12-16 17: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00%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