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그인 2005-01-30
어제는 진눈깨비가 쏟아지면서 날이 아주 을씨년스럽더라구요. 이웃마을에 회원 수업이 있었는데 우비도 없고 자전거를 타고 갈 수도 없어 그냥 무턱대고 들판의 중심속으로 걸어들어갔어요. 온통 황량했는데, 매 한마리만 들판에 앉아 있다 사람 발자국 소리에 날랍게 날아가더라구요. 비는 계속 휘몰아치고 손은 추위에 벌겋게 얼어가는데 왠지 모를 자유로움이 느껴지면서 귀에서 흘러나오는 사이키델릭한 음악 소리와 뿌연 들판과 제가 하나가 된 듯한데..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익숙한 풍경같기도 하고. 뮤직비디오 제대로 찍은 거죠. 인물 받쳐주고 배경 쥑여주고. 수업 끝나고 농협에 들러 맥주, 부침밀가루, 새우깡, 붕어빵 사와선 김치전 해서 어제 배불리 먹고 잠들었습니다. 쌤두 잘 드시고 음식 사진 많이 올려 주셔서 저처럼 입 속에 밥 떠넣기 귀챦은 종족들에게 자극 좀 주세요. 날이 언제 흐렸냐, 싶게 개었는데 화창한 햇볕이 봄날을 생각하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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