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1학년 선생님 사로잡기 두근두근 1학년 시리즈
송언 글, 서현 그림 / 사계절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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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이 되어 가방을 등에 메고 깡총깡총 뚸어가는 윤하의 뒷모습이 귀엽고 깜직해보입니다. 나의 초등학교 시절의 추억이 뭉게뭉게 가슴에 피어오릅니다. 그러고보니 내게도 학창시절의 추억이 참 많습니다.

   엄마 손잡고 가슴에 빨강색 천으로 된 명찰을 달고 '하나 둘 셋...' 구령에 맞춰서 교실로 들어갔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운동회때 칠성사이다 한 병 사들고 행복했던 일, 몸이 편찮으셔서 운동회에 참석하지 못하신 안정자 선생님을 엄마와 함께 방문했던 일, 수업 중 초가집에 불이 났는데 선생님 허락받지 않고 구경갔다가 작은 북채로 머리를 세게 얻어맞고 눈물을 찔끔 흘렸던 일도 생각납니다. 소풍 가는 날 비가왔고 백일장에서 내 글이 당선되어 상을 받기도 했지요. 5학년 때 담임이신 김동기 선생님께서 어머니가 아프셨는데 개구리로 몸 보신을 하면 좋다고 해서 잡아다 드린 일도 생각납니다. 우리 동네는 여름이면 개구리가 발에 걸릴지경으로 많았지요. 학교 악대에서 작은북도 쳤었고 무엇보다 점심때 급식으로 나오던 빵 냄새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 1학년 때인가 나를 몹시 괴롭히던 녀석을 여섯 살 위의 형에게 일러바쳐서 혼내 준 것은 지금 생각해도 마음이 시원합니다.

    이런 기억들이 살아사면서 나를 미소짓게하고 언제나 힘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 학창시절을 통해서 독서의 즐거움을, 책 읽어주시는 담임 선생님들 통해서 알게되었고 배우는 것이 정말 즐겁고 행복한 활동으로 새겨진 것이 저에게는 큰 축복입니다. 그런데 "선생님 사로잡기"라는 그림책을 읽으면서 나의 시선을 사로 잡는 한 구절이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사랑받는 아이가 될 수 있을까? 오늘 집에 가서 곰곰이 생각해 오너라." 주인공 윤하가 생애 최초로 받은 숙제입니다. 그러고보니 저는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할까,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을까, 월사금을 잘 낼 수 있을까, 집에 가는 길에 동네 깡패 아이들에게 얻어맞지 않을까' 뭐 이런 질문은 많이 했는데 '어떻게 하면 선생님게 사랑받는 아이가 될 수 있을까'라고 자문해 보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질문은 사람의 생각의 방향을 잡아주고 답을 제시해 주며 삶에 영향을 미치는 기능이 있기에 이런 중요한 질문을 해보지 못했다는 게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학창 시절에 이런 관계에 대한 질문을 가졌다면 선생님과 친구들과 좀 친밀하고  행복하고 풍성한 관계를 누렸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이런 질문에 제 눈에 띈게 다행이 아닐른지요.

사람을 세우는 사람 이영식

http://www.bibliotherapy.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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