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와르도 세상에서 가장 못된 아이 비룡소의 그림동화 127
존 버닝햄 지음, 조세현 옮김 / 비룡소 / 200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상에는 못된 아이가 있는 것이 아니라 못된 어른, 성숙하지 못한 어른이 있을 뿐이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나도 세 아이를 길렀고 지금도 네 살짜리 손녀를 전담하여 양육하고 있는 처지인지라 SBS의 육아프로그램인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를 80편 정도 집중적으로 시청해 보았다. 그리고 내린 결론이다. 아이들의 문제가 되는 행동은 종류도 많다. 배변장애를 비롯해서 반사회적 행동, 과잉행동과 주의력 결핍, 울며 떼쓰기, 섭식장애, 등교거부, 손을 빠는 행동 등등. 하지만 이런 경우 백발백중 아이의 문제행동은 증상일 뿐이고 원인을 제공하는 사람은 부모임에 외예가 없다. 즉 부모의 유아기 때 받은 상처, 부부관계의 불화, 미성숙하고 부절절한 양육태도로 요약할 수 있었다. 

존 버닝햄의 <에드와르도 세상에서 가장 못된 아이>라는 그림책은 이런 점을 코믹하게 잘 표현해준다. 에드와르도는 여느 아이들처럼 착하기만 한 것도 까칠하기만 한 것도 아니다. 그런데 같은 반응에 대해서 어른들의 해석이 그런 행동을 강화시킨다는 내용이다. 예를 들면 어느날 인형을 발로 차자 버릇없는 녀석이라고 야단맞고 시끄럽게 군다고 야단맞고 어린아이를 못살게 군다는 둥 동물을 괴롭힌다는 둥, 어른들의 눈에는 에드와르도의 행동이 문제로만 보인다. 그럴 때 마다 어른들은 잔소리를 하는데 오히려 그런 잔소리는 아이의 행동을 강화시킬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에드와르도가 화분을 화단을 차버렸을 때 "에드와르도야, 정원을 가꾸기 시작했구나."라고 말해주는 어른을 만나게 된다. 이일을 계기로 주인공은 화단을 잘 가꾸는 아이로 변신한다. 뿐만 아니라 우연히 강아지에게 물을 뿌리자 목욕을 시켰다고 칭찬받고 방안의 물건을 창 밖으로 집어던졌는데 구호품 차에 실리는 바람에 또 칭찬받고, 학교에서 동생을 밀쳤는데 마침 떨어지던 전등을 피해서 또 칭찬을 받는다. 이런 경험을 엮어서 어른들은 에드와르도가 세상에서 가장 착한 아이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행동주의 심리학자인 스키너가 발견한 "조작적 조건형성"이라는 개념이 있다. 우연히 어떤 행동을 했는데 그런 행동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면 더 자주 그런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에드와르도는 보통 소년인데 어른들의 아이를 보는 시각과 반응에 따라 어떤 행동이 강화되기도 하고 소거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모로서 우리는 아이들의 어떤 행동에 관심을 가지고 강화해 주어야 할 것인지 명백해 진다. 대개 한국의 부모들은 아이들의 잘못을 끊임 없이 지적해서 바로 잡아주는 데 관심이 많은 것 같다. 반면 아이가 잘 하는 점을 잘 관찰했다가 피드백 해주는 데는 매우 인색한 편이다. 그렇게 해서는 바른 사람은 될 수 있으나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하는 삶의 태도를 가르치기는 어려울 것이다. 

아이를 기르는 데도 부모의 철학과 전략이 필요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