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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실수 ㅣ 마음별 그림책 6
코리나 루켄 지음, 김세실 옮김 / 나는별 / 2018년 2월
평점 :
한 번 실수는 병가지상사라지만 실수를 하고 기분이 좋을 리 없다. 실수하면 당황스럽고 부끄럽고 다른 사람이 알까봐 걱정이 될 때도 있다. 실수(失手)를 문자 그대로 새기면 ‘손을 잃어버리는 것’으로 손이 제멋대로 가서 누군가를 한 대 치는 것이다. 사전에서 실수는 ‘의도치 않게 저지르는 잘 못’으로 새긴다. 실수는 고의성이 없이, 즉 우발적이고 우연히 잘못된 일을 저지르는 상황을 일컫는 말이다. (우연)+(잘 못된 일)=실수다. 그 실수가 타인의 재산과 생명을 해치는 데 이르면 과실범이 되어 법적 책임을 져야한다.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누구나 일생을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실수를 줄일 수는 있어도 실수를 완벽하게 없앨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실수 했을 때 그것을 어떤 시각에서 바라보고 어떻게 대처하는가이다. 작은 실수를 들키지 않게 덮으려다 더 큰 화를 불러오는 경우도 허다하다.
코리나 루켄의 <아름다운 실수>라는 작품은 우리가 일상에서 누구나 겪는 ‘실수’라는 주제를 유쾌하게 풀어낸다. 화자인 소녀가 얼굴을 그리려다 한 쪽 눈을 크게 그리는 실수를 한다. 균형을 맞추려고 다른 쪽 눈을 좀 크게 그렸는데 이번에는 너무 크다. 눈에다 안경을 씌워주니 실수가 만회된다. 길게 그린 목에는 목장식을 그려 넣어 만회한다. 이렇게 그림을 그리다 실수한 것들을 활용하여 점점 더 큰 그림을 완성해 간다. 마침내 그 실수들이 거대한 나무와 숲을 이루는데 이 모든 장면이 화자의 머리카락에서 발생한 것이었다. 즉 그 실수라는 것이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니라 고작 그림을 그리고 있는 소녀의 머리카락 세계에서 일어난 일이다. 실수를 좀 더 길고 높은 차원에서 보면 하나의 성장과정임을 그림을 통해 잘 보여준다.
수능 1교시를 망친 학생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기사를 인터넷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정상적으로 시험을 치렀다면 그런 선택을 했을 리 없다. 컴퓨터로 채점하는 답안지에 한 칸씩 밀려 쓰지 않았을까. 실수를 깨달았을 때는 이미 시험 종료시간이 다 되었고 바로 잡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필시 부모들은 성공하는 방법은 강조했으되 실수 했을 때 어떻게 슬기롭게 대처하는 지는 가르치지 않았을 것 같다. 특히 무한경쟁에 내몰린 현대의 학생들은 실수를 용납하기 더욱 어려울 것이다. 내가 만약 그런 실수를 했다면 어떻게 대처하겠는지 여러 사람들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2교시부터 더 집중해서 만회하겠다는 사람, 이번 시험은 포기하고 재수하겠다는 사람, 목표했던 학교나 학과를 조금 낮추겠다는 사람, 나 같은 사람이 많이 있겠지 위로하면서 집중하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실수할 당시에 죽고 싶을 만큼 창피하고 후회스럽고 두렵겠지만 100세인 내가 그 순간을 돌아본다면 어떨까? 무엇보다도 작가가 제안하는 관점, 실수를 바탕으로 더 큰 성취를 이뤄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어땠을까. 우리 아이들에게 실수 하지 않는 방법을 열심히 가르칠 것이 아니라 실수를 대하는 긍정적인 태도를 가르쳐야 할 것이다. 물론 우리 자신에게도 말이다.
<독서 토론을 위한 발문>
1. 책에서 주인공 소녀의 그리기 실수는 어떻게 활용되나?
2. 내가 살면서 실수한 경험은? 그때 나의 심정과 대처는 어떠했는가?
3. 실수 자체에 대한 나의 느낌은?
4. 실수를 통해서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은?
5. 실수와 실패는 어떻게 다른가?
6. 실수가 불러온 행운도 있을까?
7. 실제 실수를 통해 큰 성공을 거둔 발명품들은?
8. 이 책에서 가강 인상 깊은 그림은?
9. ‘실수’(失手)라는 개념을 풀이해보면?
10. 내가 실수했을 때 성숙하게 대처하는 방법은?
11. 타인의 실수에 대해서 성숙하게 대처하는 방법은?
12. 작은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덮으려다가 큰 실패를 초래하는 사례는?
13.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실수는 어떤 관계인가? 한 번도 실수하지 않는 삶이 가능한가?
14. 실수에 대한 고사성어와 명언은?
15. 실수에 대한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은?
<독후활동>
1. 도화지에 먹물을 한 두 방울 떨어뜨린 다음 그것을 활용하여 완성된 그림을 그려보자.
2. 실수를 행운으로 바꾼 사례를 탐구하여 발표해보자.
3. 실수를 덮으려다 인생자체가 실패한 역사적 사례를 탐구해보자.
4. 실수에 관한 명언집을 만들어보자.
5. 내가 저질렀던 실수 목록을 작성하여 지금의 시점이라면 어떻게 성장의 기회로 바꿀 수 있을지 연구해보자.
6. ‘실수란...’이란 주제로 공동 시 쓰기를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