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 참깨! - 아이의 마음을 열어주는 독서치료
하제(김경선)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상담학은 사람에 대한 공부이다." 내가 수 십년간 상담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해 오면서 내린 결론이다. 사람이 이 땅에 태어나면서부터 자신에 대한 공부가 시작되었건만 아직도 사람에 대해서 모든 것을 안다고 감히 말하는 사람은 없다. 그만큼 사람은 신비하고 복잡한 존재인 것이다. 특히 사람의 정신과 관계의 영역을 다루는 상담은 고성능 의료장비로도 관찰 할 수 없는 보이지 않는 세계를 다룬다. 그것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저자가 책에서 소개하는 엄마들처럼 말이다. 아이가 문제가 있다고 여기고 상담실 문을 두드리는 엄마들 가운데는 자신의 심리정서적 문제와 양육의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마음과 관계의 세계는 보이지 않는 차원에서 작동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보기 위해서는 특별한 거울이 필요하다. 바로 책이다.

아이와 부모들의 마음을 헤아려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주려는 저자의 열정과 독서 편력, 그리고 다루는 케이스의 양이 놀랍기만하다. 이 책의 앞서서 출간한 <책아, 우리 아이 마음을 열어줘>가 독서치료를 위한 준비작업이었다면 <열려라 참깨!>는 그 책들을 현장에서 적용한 임상사례보고서라고 보아도 괜찮을 것 같다. 아동기에 흔히 겪을 수 있는 발달적 주제와 관련하여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사용한 책, 그리고 그 책에 내담자들이 어떻게 반응하면서 문제를 극복해 가는지 기술하였다. 케이스들을 읽으면서 저자가 활용한 책들을 나도 읽어 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독서치료에 문학을 적용해보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은 좋은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비문학적 성격의 자가치료서는 책 제목만 보아도 어떤 사람들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읽어야 하는지 감을 잡을 수 있지만 문학의 형식을 입은 작품들은 주제를 은밀하게 숨기는 속성 때문에 반드시 읽어보아야한다. 그렇게 때문에 책을 매체로 하는 독서치료 상담자는 평소에 좋은 작품을 읽고 분석하여 치유적 발문을 만드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야한다. 또한 하나의 작품이 내담자들에게 어떤 반응을 불러 일으키는지 사례들을 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그런면에서 저자의 발자취는 후학들에게 많은 시행착오를 줄여 줄 수 있을 것이다. 책을 활용하는 범위를 아동으로 한정하지 않고 가족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것은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다. 또한 책 뒤에 소개된 <가족 독서를 위한 도서목록>은 저자가 직접 읽고 적용해 본 책들이기 때문에 신뢰가 간다.

사람을 세우는 사람 이영식 http://www.bibliotherapy.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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