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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 두고 읽는 철학 가이드북 - 플라톤부터 곰돌이 푸까지, 지적 수다를 위한 철학 에센스
제임스 M. 러셀 지음, 김우영 옮김 / 휴머니스트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독서모임을 새로 시작하면서 알라딘 사이트에 들어가서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아졌다. 책을 한 권 검색해서 책 아래 달린 서평들을 읽는다. 서평을 읽다 보면 이 책이 살 만한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 알게 된다. 또 알라딘은 이 책을 산 사람들이 산 다른 책들 역시 링크해두었기 때문에 이 책과 (어쩌면) 성향이 비슷한 다른 책들 역시 볼 수가 있다.
그런 과정들을 거쳐 좋은 책이나 좋은 서평가를 만나기도 한다. 이 책 역시 그 과정에서 만난 책이다. 철학 공부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철학사의 흐름이나 철학자를 요약한 책들을 여러 권 읽었는데 이 책 역시 그런 책 중에 하나인 줄 알았다. 다만, 한 권의 책을 중심으로 작가의 견해를 쭉 제시하는 정도의 차이인 줄 알았다.
그런데 읽어보니 유머 책(!)이었다. 올해 내가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재미있었다. 작가는 철학의 고전들을 간략하게 소개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라고 한다. 1부에서 7부까지로 나누어 재기발랄한 제목을 붙여 놓고 나름의 흐름을 가지고 이야기를 전개한다. 한 권의 책을 중심으로 그 책에 대한 작가의 견해를 풀고 말미에, "Speed Read"라는 제목을 붙여 그 책에 대한 작가의 요약을 붙인다.
작가가 쓴 책에 대한 평가도 재미있지만 말미에 붙인 "Speed Read"는 웃지 않을 수가 없는 내용이다. 누가 이토록 재기발랄하면서도 정확하게 서평(?)을 쓸 수 있을까 싶다. 작가의 필력에 놀랄 수밖에 없다.
내가 이 책을 산 이유는 이 책에 첫번째로 실린 책이 바로 러셀의 <철학의 문제들>이었기 때문이다. 본인의 이름도 러셀이라서-두 사람이 관련이 있는 것도 같다. 둘다 영국 사람이고 성이 특이하니까.- 버트란드 러셀의 책을 가장 먼저 실어둔 것인지 아니면 러셀의 이 책이 '철학'의 문제들을 대중에게 쉽게 제시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해서인지 모르겠다. (아마도 후자일 가능성이 훨씬 더 높겠다만.)
어쨌든 정말로 동감이 가는 평가라서 이 책에 대한 호감도가 급상승했다. 덕분에 다른 부분들도 발췌독을 했는데 읽은 부분들 중에서 박장대소를 한 부분이 한 두 군데가 아니었다. 이 책의 장점은 책의 흐름은 분명 있지만 한 권, 한 권씩의 평가를 담아두었기에 발췌독 역시 편하고 발췌독을 해도 상관없다는 점이다.
요즘 웃을 일이 없었을 많은 분들에게 강력 추천하고 싶다.
덧- 이 책에는 '알랭 드 보통'에 대한 평가도 있는데 "Speed Read" 부분이 정말로 웃기다. 읽으면서 박장대소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 웃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