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알라딘 벗들도 많이 줄어들었지요?
어쩌면 그게 저로 하여금 글쓰기를 보다 자유롭게 할 수도 있다는 나약한 생각을 하게 하는 밤입니다. 어느 잠 못 드는 밤에 지난 글쓰기를 더듬어보면 나는 또 나만 아프다고 말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부끄러움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그러면서, 신경숙이나 은희경 같은 소설가를 비웃던 그 웃음을 스스로에게 돌려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저는 백석의 시처럼 살고 싶은데, 임철우의 소설처럼 살고 싶은데 좀처럼 쉽지 않네요. 숙명처럼 슬프지만, 거미 한 마리에도 가슴이 철렁하고 메이는 백석의 시처럼 여승의 삶을 돌아보며 불경처럼 서러워하는 백석의 시처럼 살고 싶은데 말이죠. 세상이 보잘것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을 그리며 따뜻한 애정으로 감싸는 임철우의 사평역처럼, 모든 인간은 별이라고 말하는 임철우의 그 섬에 가고 싶다처럼 살고 싶은데 말이죠.
내가 가장 연약하고 심약하고 나약하다고 아직도 변명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오늘은 깊게 부끄럽네요. 부끄러움에도 미학이 있다면 그것은 윤동주의 것인데 말이죠. 오늘 쓰는 이 참회록은 윤동주처럼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고 말하며 긍정할 수 있을까요. '그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던가', 하고 참회록을 한 줄 써내려가면 그 뿐일 수도 있겠지요.
심약한 스스로를 자책하는 밤입니다. 쉬이 아침이 오지 않는 것은 별을 다 헤이지 못했기 때문일 뿐이라고 그래도 자기위안을 삼아보는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