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과일가게
이명랑 지음 / 샘터사 / 2001년 3월
평점 :
품절


복닥복닥한 시장의 거리는 유년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5일장이 서던 그 마을에서의 냄새나는 추억을 말이다. 그래서일까. 나는 시장 이야기를 좋아한다.

이명랑과의 세 번째 만남 속에서 그녀는 여전히 시장을 이야기하고 있다. <삼오식당>이라는 픽션을 넘어서 <행복한 과일 가게>라는 넌픽션으로 말이다. 시장에서 과일 가게를 하면서 겪었던 이야기를 묶어낸 이 책은 참, 따뜻하다. 활기 넘치고 정신없는 흥정거리보다는 따뜻하고 정감 가득한 그런 시장을 떠올리게 하는 그런 책이다.

이명랑이, 장사를 얼마나 잘 하는지, 시장의 거리의 풍경이 어떠한지, 함께 장사하는 이웃들은 어떻게 살아가는지라는 이야기를 풀고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사람 이야기다. 어디에서나 존재하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리는 어떻게 서로의 이웃이 되며, 같은 편이 되는지, 사람에 대한 측은함과 사랑을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 다툼 속에서 어떻게 화해를 이끄는지 그런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시장에서 보여지는 우리의 삶에 대한 전망이 아직은 그리 절망적이지 않음이 다행이다. 아직은 살 만한 곳이기에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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