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무게가 5킬로 정도 빠진 것 같다.

내 생애, 이리 단시간에 이 정도의 킬로수가 빠진건.. 처음이다.

그렇다면, 빠진 몸무게 만큼 몸은 더욱 가벼워져야 할 것이고, 움직이기 편해져야 할텐데..

오히려 그 반대다.

몸은 천근만근, 마음도 천근만근.. 걸어다니는 모양새가 영락없는 좀비다. 좀비..

죽었어도, 죽은게 아닌 좀비..

쓰고 보니, 어울리는 것 같은데, 이참에 닉을 바꿔야 할까..?  좀비같은 레와.

 

얼만전, 원치 않은 모임자리에서 또 좀비 같이 앉아 있었다.

모임 명목이 퇴원기념이라 (내 의지완 상관없는 막무가내식의 모임 주체.. 정말 거절할 방법이 없었다.) 무거운 마음과 몸을 질질 끌고 그 모임에 참석했더랬다. 밥 세숫갈 + 국 조금을 겨우 소화 시키는 내 위장을 생각한건지.. 만건지.. 메뉴는 회다. 평소 환장하고 달려들어 먹어치우는 내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기본 반찬으로 나온 김만 몇젓가락 뜨다 말았다.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몸이 바닥에 붙어 계속 꺼지는 느낌.. '죄송한데요, 저 먼저 일어나 보겠습니다.' 이 말을 십분이상 마음속으로 외치다 외치다, 겨우겨우 그 자리를 벗어날 수 있었다.

몸상태가 이러이러하니 모임을 다음으로 미루자는 말도, 음식을 제대로 소화 못시킨다는 말도, 그만 일어나야 한다는 말도.. 아무말도 제때에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의욕상실? 침체? 우울? 귀찮음?

아는 의사분 말로는 사고후 우울증 증세라는데.. 글쎄.. 죽는것도 귀찮으니..

요즘은 그렇다.

반짝반짝 빛나는 내일이 아니더라도, 나한테 내일이라는 것이 있었는데,

이 내일이라는 것이 얼마전에 사라져 버린 것 같다.

내일을 생각해도 내일이 아닌, 오늘만 있는 버거운 지금..

 

 

(+ 그나마 다행한것은 계속해서 가슴 속에만 쌓아두고, 머릿속에만 맴돌던 이야기들을 여기서라도 조금씩, 조금씩 풀수 있게 되었다는것. 갑자기 이 사실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직 죽기는 싫은 건가.. 살고 싶은 건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