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이런저런 도시에서, 이런저런 직업을 갖고, 이런저런 가정에 산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곳은 사실은어떤 장소가 아니다. 우리가 정말로 살고 있는 곳은 하루하루를 보내는 그곳이 아니라, 무얼 희망하는지도모르면서 우리가 희망하는 그곳이며, 무엇이 노래하게만드는지도 모르면서 우리가 노래하는 그곳이다. - P58

13세기는 십자군의 세기이다. 여우와 늑대가, 이슬람교도와 기독교도가 맞선다. 성서 아래 묻힌 같은 아버지 아브라함의 후손인 그들은 그의 유해를 차지하기 위해 물어뜯고 싸운다. 종교는 사람들을 하나 되게만드는 것인데, 증오만큼 종교적인 게 없다. 사랑은 여린 얼굴이나 목소리로 사람들을 하나씩 해방시키는반면, 증오는 어떤 강력한 이념이나 이름 아래 사람들이 대거 모이도록 한다. 아시시의 프란체스코는 팔레스타인으로 가서, 군중이 겁을 주고 교회가 성가시게하는 하느님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는 참새들에게 하는 똑같은 말을 전사戰士들에게 한다. 설득하려 들지않는다. 설득 또한 정복이니까. 그는 철갑도 언어의 갑옷도 없이, 희미한 노래의 승리만을 구한다. - P145

이며, 사랑은 그런 피로입니다. 그러나 당신들에게선그렇게 달구어진 모습도, 지친 모습도 볼 수 없죠. 당신들은 사랑이 당신들을 가득 채워 주길 기대합니다. 그러나 사랑은 아무것도 - 당신들 머릿속에 뚫린 구멍도, 마음속 심연도 - 채워 주지 않아요. 사랑은 충만한 상태라기보다 우선 결핍이니까요. 사랑은 결핍의 충만함입니다. 맞아요, 이해하기 힘든 일이죠. 하지만 이해 불가능한 일도 그 실천은 참으로 단순합니다. - P14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