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 했냐 - 명함만 없던 여자들의 진짜 '일' 이야기 자기만의 방
경향신문 젠더기획팀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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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분들은 어떤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세요.
우리 애들이 잘 커줬어요. 그 보람 없었으면 못 살았지. (정애 씨의 딸은 상담 교사로 일하고, 아들은 결혼 후 일본에서 사업을 하며 살고 있다.) 나는 딸도 살림만 하게끔 안키웠어요. 우리 딸네 갔는데 딸이 저녁때 자기 먹고 싶다고 맥주를 사러 나가는데 보기 좋더라고요. 우리 며느리도직장 다니면서 자기 길 가는 게 좋고요. 일을 계속하는 사람은 그게 재능이 되고 다른 걸 불러오니까 일은 손에 놓지 말고 가능하면 하는 게 좋다고 봐요.
한국 전쟁이 일어난 해에 태어나셨잖아요. 단시간에 가장 극적인 변화를 겪은 나라에서 70년을 넘게 사셨는데 세상 많이 변했구나 하고 느끼시나요.
많이 변했죠. 옛날엔 여자들이 마음대로 다니지도 못했잖아요. 극장 구경을 가도 오빠한테 허락을 받았잖아요. 하고 싶은 대로 일할 수 있다는 건 좋은 것 같아요. - P36

그 공백은 사회를 멈춰 세우고도 남을 만큼 크지만, 그만큼 중요한 그 노동은 너무도 값싼 비용으로 유지돼왔다.
모두가 꺼리는 적은 임금, 열악한 근무환경, 불안정한 일자리, 감염 위험, 직업을 낮잡아 보는 인식을 고령층 여성들이 감수해온 덕에 이 사회가 유지됐다. ‘반찬값이라도벌어야 하니까‘, ‘애들한테 폐 끼치기 싫으니까‘, - 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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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살고, 힘들게 살지 마. 살아보니까 인생이 그렇게 길지가 않아." - P128

누구나 삶의 관찰자, 기록자가 필요하다는 마음으로 이기획을 시작했다. 평생 자신의 이름 대신 누군가의 엄마나아내로 불린 여성들의 이름을 찾아주고 싶었다. 우리는 글에서 그들의 이름을 열심히 불렀다.
명함을 화두로 시작했지만 명함 따위 필요 없는, 인생 자체가 멋진 명함인 분들이 삶의 가치를 발견해가는 여정을함께할 수 있어 행복했다. 낯선 이들에게 자신의 삶을 들려주고 시간과 마음을 내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 P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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